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30일 이명박 정부에 대해 현재 40%인 주한미군 분담금을 연말까지 50%로 높일 것을 공개리에 요구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에 이어 PSI 및 MD 가입 압박, 그리고 주한미군주둔비 분단금 인상에 이르기까지 미국 요구가 봇물 터진 양상이다.
벨 사령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기지 내 식당인 하텔하우스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이임 간담회에서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에 언급, "미국은 미군 영내 한국인 군무원 임금과 군수 및 군사 건설 비용의 50%를 분담할 것을 한국에 요청했다"며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올해 안에 양국 국회가 승인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마무리돼야 한다"며 '최종시한'을 못박았다.
벨 사령관은 또 "아프가니스탄에는 범세계 테러에 대항하고 대의인 자유와 인권을 발전시킬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있다"면서 "나는 한국이 자유, 평화, 인권을 대변해 국제 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강화하게 되길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한국의 아프간 재파병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해외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 대통령이 합의했듯이 현재 한국에 주둔중인 병력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에서 미군의 현재 병력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미국의 전투 능력을 한국에서 실제 전쟁지역으로 전개하는 등의 잠재적 사안은 향후 몇 달 동안 한미 양국의 국방 지도자들이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해 이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부대의 일부를 아프가니스탄으로 차출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소요를 제기하면 미 육군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사항인데 아직 현지 지휘관이 소요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단 1명의 미국인도 적절한 전투 장비 혹은 지원이 없어 목숨을 잃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차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반환되는 주한미군 기지의 오염 논란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은 이 과정을 정치화해 미국을 형편없는 청지기, 한국의 토지 오염자로 묘사하려 시도할 것"이라며 "이는 한미동맹과 미 의회에 불필요한 갈등을 조성할 것"이라며 환경단체들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을 떠나는 벨 주한미사령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각종 요구를 쏟아내 이 대통령의 대응이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