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이안 월머트 교수가 인간복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안전한 인간복제가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그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실제로 인간을 복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월머트 교수 "유전병 위험성 있을 경우 인간 복제 허용해야"

5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월머트 교수가 "아이가 심각한 유전병을 갖고 태어날 수 있는 경우, 유전적 조작을 통한 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그동안 인간복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여 왔지만 최근 발간한 저서에서 반대 입장을 바꿔 "기술적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질병을 갖고 태어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유전자 조작을 통한 복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머트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핵치환을 통한 복제는 유전적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월머트 교수는 "복제양 돌리와 폴리를 만들어 냈던 것과 같은 기술을 통해 위험성 있는 배아를 제외하는 기존 기술보다 보다 건강한 아이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해 복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체외에서 수정하는 배아는 1백여 개 이상의 세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를 복제하는 것은 인간을 복제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월머트 교수는 저서에서 "의사들이 유전적 위험성을 갖고 있는 부부가 아이를 갖으려 할 때 유전적 교정을 거친 복제를 통해 배아를 생산하고 이를 사용해 임신하는 것을 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혀 인가 복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전한 대안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을 단순히 복제해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한다"면서 "그러나 초기단계의 배아는 인간이 아니며 핵 치환 기술을 통해 아이가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논란의 여지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복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선택은 개개인에게 맡겨둬야 한다며 "일부 사람들은 자연적인 선택에 의해 태어나는 아이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적어도 사람들에게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밝히고 "인간 복제 기술이 불행의 시작이 아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