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끝나면 억울한 죽음만 늘어난다”
<현장> 시민단체, 한국타이어 역학조사 민간 참여 촉구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집단사망이 열악한 작업환경과 무관하다는 결론으로 끝나면 죽은 노동자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유해물질에 방치된 채 장시간 일하고 있는 현장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점이다.”
지난 1995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노조 민주화를 요구하다 쫓겨난 한 해고노동자의 말이다.
한국타이어 해고노동자 “현장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험하다”
당시 해고당했던 10명의 노동자와 12년째 복직투쟁을 벌여오고 있는 이 해고노동자는 10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박 기자회견을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작업환경과 무관하다고 결론 내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차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한 마디로 사기고 죽은 노동자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15명이 심장질환과 식도암, 간암, 백혈병으로 엇비슷한 시기에 사망했다는 건 현재 유해물질에 노출되어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수위에 보고하기 위해 서둘러 면죄부를 줬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더 이상 죽은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 노동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민간단체를 구성해서 현장 정밀검사를 실시한다면 심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1천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심각할 것”
그는 특히 열악한 노동현장에 방치된 채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퇴직 노동자들의 실태조사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약 4천3백명 가운데 20여개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천여명에 달한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나 사측으로부터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몸의 이상을 감지하면서도 불안정한 고용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퇴직 노동자들 중에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한 마디로 사람이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타이어 제조업 특유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과다한 노동시간으로 인한 직무상 스트레스의 심각성도 상세히 전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대형설비 사이사이에 배치돼 일해 대형설비가 움직일 때 나오는 분진과 유증기, 소음 등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쉬운 구조다. 노동강도 또한 경쟁업체가 타이어 1개당 2명의 노동자가 생산해내는데 비해 한국타이어는 1명이 1개의 타이어를 생산해내고 있다.
“한국타이어 사건의 핵심은 노동착취 구조 개선”
그는 “타 공장의 노동강도에 비해 1.5배가 높다고 보면 된다”며 “지금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솔벤트 수증기가 자욱한 현장에서 고강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한 직무상 스트레스가 심해 지난 4일에도 노동자가 목을 매는 사건이 생겼다”며 “과거부터 스트레스를 못 이겨 자살한 사례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타이어 사건의 핵심은 사측의 고강도 노동착취와 그것을 가능하게 한 노사구조가 빚은 인재”라며 “지역연대를 구축하고 새 대책위를 구성해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 “역학조사 미흡, 민간 참여 조사팀 꾸려야”
한편 이날 보건의료단체연합과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여연대, 한국타이어노동자사망유족대책위자문의사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피상적이고 무책임한 조사 결과 발표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원인 규명 작업이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됐다”고 노동당국을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역학조사는 회사의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과거의 작업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들의 참여와 노동자들의 증언 등이 배제된 채 진행된 것”이라며 “이번 역학조사 결과로 한국타이어 문제를 종결하려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유족대책위 자문의사단은 이와 관련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는 심장질환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다른 이들보다 매우 높은데 원인을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심장 질환 발생률 5.6배는 기록적 수치이며 퇴직 노동자들의 현황이 과소평가됐음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문의사단은 이번 역학 조사에 대해 ▲이직자 및 퇴직자를 포함한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10년간 사망사례에 대한 조사 부재 ▲암 발생과 공장 환경 요인 조사 결과 미흡 ▲사업주 개입 최소화 미충족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 추천 거부 및 현장.정보 제한 ▲충분한 조사 기간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자문의사단은 “2008년말 1월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현재의 역학조사는 ‘죽은 사람은 있되 죽인 자는 없는’ 조사가 될 가능성이 많다”며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가 참여하는 2차 역학팀을 꾸려 충분한 시간과 조사 권한을 갖고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상철 단국대 의대 교수는 “한국타이어 노동자가 대략 4천~5천명정도 근무하는데 이 정도 규모라면 적어도 1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역학조사 최종 결과 발표를 존중하고 거기에 맞춰서 유가족들에 대한 배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5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노조 민주화를 요구하다 쫓겨난 한 해고노동자의 말이다.
한국타이어 해고노동자 “현장노동자들의 생명이 위험하다”
당시 해고당했던 10명의 노동자와 12년째 복직투쟁을 벌여오고 있는 이 해고노동자는 10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박 기자회견을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작업환경과 무관하다고 결론 내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차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한 마디로 사기고 죽은 노동자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15명이 심장질환과 식도암, 간암, 백혈병으로 엇비슷한 시기에 사망했다는 건 현재 유해물질에 노출되어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수위에 보고하기 위해 서둘러 면죄부를 줬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더 이상 죽은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 노동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민간단체를 구성해서 현장 정밀검사를 실시한다면 심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1천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심각할 것”
그는 특히 열악한 노동현장에 방치된 채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퇴직 노동자들의 실태조사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약 4천3백명 가운데 20여개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천여명에 달한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나 사측으로부터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몸의 이상을 감지하면서도 불안정한 고용 때문에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퇴직 노동자들 중에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한 마디로 사람이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타이어 제조업 특유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과다한 노동시간으로 인한 직무상 스트레스의 심각성도 상세히 전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대형설비 사이사이에 배치돼 일해 대형설비가 움직일 때 나오는 분진과 유증기, 소음 등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쉬운 구조다. 노동강도 또한 경쟁업체가 타이어 1개당 2명의 노동자가 생산해내는데 비해 한국타이어는 1명이 1개의 타이어를 생산해내고 있다.
“한국타이어 사건의 핵심은 노동착취 구조 개선”
그는 “타 공장의 노동강도에 비해 1.5배가 높다고 보면 된다”며 “지금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솔벤트 수증기가 자욱한 현장에서 고강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한 직무상 스트레스가 심해 지난 4일에도 노동자가 목을 매는 사건이 생겼다”며 “과거부터 스트레스를 못 이겨 자살한 사례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타이어 사건의 핵심은 사측의 고강도 노동착취와 그것을 가능하게 한 노사구조가 빚은 인재”라며 “지역연대를 구축하고 새 대책위를 구성해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 “역학조사 미흡, 민간 참여 조사팀 꾸려야”
한편 이날 보건의료단체연합과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여연대, 한국타이어노동자사망유족대책위자문의사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피상적이고 무책임한 조사 결과 발표로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원인 규명 작업이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됐다”고 노동당국을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역학조사는 회사의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과거의 작업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들의 참여와 노동자들의 증언 등이 배제된 채 진행된 것”이라며 “이번 역학조사 결과로 한국타이어 문제를 종결하려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유족대책위 자문의사단은 이와 관련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는 심장질환에 걸려 사망할 위험이 다른 이들보다 매우 높은데 원인을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심장 질환 발생률 5.6배는 기록적 수치이며 퇴직 노동자들의 현황이 과소평가됐음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문의사단은 이번 역학 조사에 대해 ▲이직자 및 퇴직자를 포함한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10년간 사망사례에 대한 조사 부재 ▲암 발생과 공장 환경 요인 조사 결과 미흡 ▲사업주 개입 최소화 미충족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 추천 거부 및 현장.정보 제한 ▲충분한 조사 기간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자문의사단은 “2008년말 1월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현재의 역학조사는 ‘죽은 사람은 있되 죽인 자는 없는’ 조사가 될 가능성이 많다”며 “유족대책위 추천 전문가가 참여하는 2차 역학팀을 꾸려 충분한 시간과 조사 권한을 갖고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상철 단국대 의대 교수는 “한국타이어 노동자가 대략 4천~5천명정도 근무하는데 이 정도 규모라면 적어도 1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역학조사 최종 결과 발표를 존중하고 거기에 맞춰서 유가족들에 대한 배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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