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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월드컵 유치하려 했다?

히틀러와 월드컵을 소재로 한 연극 나와, 비평가들 '적절하지 못하다' 비판

독일에서 월드컵과 히틀러를 연관 지은 작품이 상영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독일 함부르크의 한 극장에서 상영 중인 '나의 공, 독일의 꿈(My Ball- A German Dream)'이라는 연극을 소개했다. 이 연극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바로 전 독일의 한 지하 벙커에서 벌어지는 일을 극화한 것으로 히틀러가 독일의 패망을 막기 위해 월드컵 유치를 추진 중이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래와 함께 시작되는 연극은 히틀러의 부하들이 그의 자살을 기다리는 동안 히틀러 자신은 독일의 패망을 막기 위해 월드컵 유치를 고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연극 "나의 공, 독일의 꿈'의 한 장면ⓒtelegraph.co.uk


이 연극을 감독한 스웨덴 출신의 에릭 게던 감독은 "현재 독일이 월드컵을 통해 경제 부흥을 희망하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며 제작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번 주에 개봉한 이 연극이 취향과 시간적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비평가들의 신랄한 비판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독일인들에게 있어 축구란 그들이 잘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1954년 스위스 베른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일종의 신성한 스포츠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전했다. 신문은 또 독일인들이 축구를 통해 2차 세계대전의 패배라는 수치심을 떨치고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게던 감독은 독일 월드컵의 슬로건이 '친구를 만들 때(Time To Make Friends)'라고 정한 것을 예로 들며 "그 어떤 나라도 그런 슬로건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독일이 축구를 통해 과거의 나쁜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이 연극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주장하며 비평가들의 비판을 애써 무시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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