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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욱 “일본, DJ납치사건 은폐하려 압력 가해”

“박정희 살해 지시, 현지팀이 무시해서 살려”

안병욱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 위원장은 25일 ‘김대중 납치사건’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 일본이 직간접적으로 은폐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부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일본정부는 이 진실이 밝혀져서 자기들이 곤란한 처지에 처하는 것을 굉장히 여러 가지로 내세워서 저희들을 간접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김대중 납치사건도 잘못했지만 지금까지도 진실을 은폐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왜 진실을 덮으려는데 외교적으로 압력을 가하나? 그 점은 73년 때도 잘못이고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공작을 한 것도 잘못 되었지만 그 못지않게 잘못한 것은 사건을 은폐한 것인데 그 은폐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일본 다나카 수상이 공모를 했다”며 “그 부분은 작년 외교문서 공개한데에 대화록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고 거듭 일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대화록에는 다나카 수상이 추후에 이것을 진상규명하고 하는 일이 있게 되면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고 있다”며 “일본 현재 정부는 다나카의 그 짐을 지금까지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그래서 저희들이 발표하는 것을 여러 가지로 방해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또 ‘김대중 납치사건’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로 이뤄졌음을 이날 재차 분명히했다. 그는 “당시 상황 속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 없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시대 조건이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진두지휘를 하면서 사건 은폐에 앞장서서 처벌은커녕 그 사람들에게 보상해주고 이런 것들이 결국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실위 조사 결과가 물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세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사인한 김대중씨 처리 문서가 있어야 명확한 증거라고 보는데 당시에 설령 그런 문서를 남겨놨을리도 없다”며 “한마디로 ‘김대중 처리해’라고 이야기하면 알아서 처리하는 시기였다. 유신시대가 바로 그런 시대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안기부의 공작목표에 대해선 “결과적으로 살해해라라는 지시는 않지만 단순 납치였으면 김대중을 잡아서 어떻게 데려올 건가, 그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며 “ 외교행낭, 냉장고를 이용해서 싣고 온다고 하는데 냉장고에 살려오나? 죽여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계획이 현지에서 바뀐 이유에 대해선 “현지 공작을 실행하는 당시 중정 직원들이 애초에 지시를 무시하고 살렸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며 “최고지시자에게 지시 받은 핵심적인 인물 2~3명이 애초에 지시를 어기고 살려서 배에 실어서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 개입으로 수장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DJ측 주장에 대해선 “김 전 대통령이 배 밑창에서 미국 비행기 소리를 들었다는 얘기 외에 이를 확인할 근거가 없다”며 “그날 배에 있었던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그런 일이 없었다고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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