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동산PF 연체 수직급증. 위기 심화

BIS 권고치 아래로 추락한 대형저축은행도 속출

2024-06-04 08: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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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자산 순위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1%대까지 치솟는 등 저축은행 위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4일 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순위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1분기 부동산 PF 연체율(단순평균)은 11.05%로 지난해 1분기(4.4%)보다 6.65%포인트나 상승했다.

자산순위 상위 20개 업체의 자산 총액은 87조7천600여억원으로, 전국 79개 저축은행 자산총액(122조7천억원)의 약 72%를 차지한다.

특히 PF 연체율이 10%가 넘는 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1곳에서 올해 1분기 10곳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 1분기 PF 연체율이 높은 곳은 키움(19.18%), 상상인(18.97%), 페퍼(17.32%), OK(15.33%)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부동산업종(PF·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4.57%에서 12.08%로 7.51%p 급등했다.

부동산업종 대출 연체율이 10%대를 넘는 곳은 1곳에서 14곳으로 불었다. 부동산업종 대출 연체율은 상상인(25.05%), 키움(17.59%), 페퍼(17.41%), 웰컴(16.47%) 등의 순으로 높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1천543억원 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527억원)에 비해 손실 규모가 1천16억원 확대됐다. 연체율은 8.8%로 같은 기간(5.1%)보다 3.3%p 뛰었다.

이들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1조382억원로 직전 분기 대비 60.3% 폭증하며 1조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부동산 PF 등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자 금융감독원은 전날부터 연체율 관리가 미흡한 10여개 저축은행에 대해 2차 현장점검에 나섰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4월에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연체율 관련 현장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14.69%로 법정 기준(자산 1조원 이상 8%·1조원 미만 7%)을 상회하는 만큼 손실흡수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분기 18.12%보다 급감한 수치이자, BIS 권고치 11%에 육박한 것이다. 페퍼, 상상인, 친애, OSB 등은 권고치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금이 이탈, 영업환경이 급속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지난 3월 말 101조3천777억원으로, 1년 전(113억1천739억원)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저축은행은 수신 이탈 등으로 지난해 9년만에 7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보기도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위기의 지방·중소형저축은행을 큰 회사가 사들일 수 있도록 비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동일 대주주가 최대 4개까지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으나, 지난해 매물로 나온 상상인·상상인, HB, 애큐온 등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저축은행들은 금리인하가 지연되면서 지방건설업체 위기가 심화, 부실화가 심각해지자 정부에 공적자금 투입 등을 요청하고 있어, 2011년 저축은행 사태처럼 또다시 저축은행 부실이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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