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제3지대 드라이브' 팔걷고 나섰다

김종인-이상민-금태섭 10일 3자회동. '이준석 문제'가 최대 걸림돌

2023-11-09 10: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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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제3지대 신당'을 성사시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비명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상민 선배가 금태섭 전 의원과 내일쯤 아마 김종인 위원장하고 같이 3자 회동을 하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그간 '제3지대 신당'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자신은 조언만 하지 신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김종인 전 위원장이 사실상 '제3지대' 창당의 막후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셈.

실제로 김 전 위원장은 그간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제3지대'에 합류하도록 설득해 성공했고, 탈당을 머뭇거리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방송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탈당 결단'을 압박해왔다. 이 전 대표가 최근 탈당을 공식화하고 민주당 비명계와도 만나고 있다며 '제3지대' 합류 의사를 밝힌 것도 김 전 위원장의 압박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의 '제3지대' 구상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이 전 대표 합류에 대해 "누구에게도 열려 있다"는 이상민 의원을 제외한 비명계 대다수가 강력 반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이원욱 의원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신당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이 전 대표와 같이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준석 대표 역시 혐오 정치를 기반으로 해가지고 정치를 하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쐐기를 박았고, 김종민 의원도 "이준석 정치가 새로운 정치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새로운 비전은 아니다. 아마 민주당에 있는 이른바 다른 소신파 의원들 대부분이 같은 생각일 거다. 그런 점에서 당을 같이 한다? 이거는 제가 보기에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 역시 이날 CBS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끝까지 (변하지 않고) 계속 간다면 이제는 '야, 이게 과연 길인가. 그러니까 이거 접어야 되나. 이게 길인가' 생각을 해야죠"라며 연말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이 전 대표에 대해선 "그동안에 갈라치기 정치를 계속 좀 해왔잖나. 그거는 내가 말씀드린 한국 정치의 갈 길과는 좀 맞지는 않는 것"이라며 이준석과 정치를 같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같이 대다수 비명계가 '이 전 대표와 만난 적이 없다'며 '제3지대' 합류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그렇다고 거짓말하겠나?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도 비명계와 '제3지대'에서 같이 할 것인지에 대해선 "천안함이나 아니면 5.18 같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을 더한다든지 이런 사람들 빼놓고는 사상의 자유는 있어야 된다"며 "다른 의견은 무조건 배척해서 내쫓아야 되는 그런 상황 속에서 정치가 더 다양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거는 꼭 해결해야 한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따라서 10일께 있을 김종인-이상민-금태섭 3자 회동에서 최대 현안은 '이준석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박근혜 비대위에서 함께 활동을 한 탓인지 유독 이 전 대표에 대해선 일관되게 '수호천사'적 모습을 보여왔다. 따라서 향후 과정에서도 '제3지대'에 반드시 이 전 대표를 합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게 확실시된다.

이를 위해 '이준석은 제3지대의 온 오브 뎀(one of them)일 뿐'이라는 논지를 펴지 않겠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논지가 과연 이 전 대표에 대단히 네거티브한 비명계를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연 김 전 위원장의 남다른 '이준석 사랑'이 그의 '제3지대' 드라이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가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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