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박광온 강퇴. 최고위 "가결은 해당행위"

친명, 비명계 축출 본격 나서. 민주당 '자멸적 분당' 급물살

2023-09-22 07: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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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 비명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친명계의 사퇴 공세에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구속 등으로 궐위시 당헌상 그 권한을 대행할 1순위 요직이어서, 친명계가 유사시에 대비해 '당권 사수'에 본격 나선 양상이다.

비명계의 친명 지도부 사퇴 요구에 친명 조정식 사무총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했으나, 이 대표는 조 총장 사의를 즉각 반려했다.

민주당은 21일 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밤 11시20분께 의총뒤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부가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 최고위원의 일원으로서 의원들에게 부결 투표를 요청했다"며 "(의원들을) 설득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런 설득에 따른 결론이 맺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해 사의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너무 늦지 않은 시일 내에 신임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헌·당규에 따라서 모든 것이 진행될 것"이라며 신속히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아울러 조정식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총장 산하 정무직 당직자들도 모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사무총장 이하 정무직 당직자들은 사의 수락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할 것'을 지시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자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처럼 발표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의총에서 친명계는 비명계를 격렬히 비난하며 원내지도부 사퇴를 촉구했고, 이에 맞서 비명계는 이재명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며 맞불을 놓았다. 양측은 이 과정에 서로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 의총장 밖에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성이 오갔고, 물리적 충돌 일보직전까지 갈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결국 박광온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동반 책임지는 선에서 절충된 모양새이나, 이 대표가 조 총장 사의를 반려하면서 친명이 당권 유지에 성공한 셈이다.

친명 최고위원회는 더 나아가 부결표를 던진 비명계를 '해당 행위자'로 규정하며 본격 숙정을 예고했다.

최고위원회는 권 수석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 중앙위원 규탄대회에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부당한 정치 탄압으로 규정했다"며 "그러하기에 오늘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본회의 가결 투표는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들은 조속히 당을 안정시키고 이재명 당 대표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며 당권 사수를 공식 천명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별도로 페이스북을 통해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에 대해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후임 원내대표는 가장 빠른 시일안에 빛의 속도로 선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여, 당권 사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고위가 이처럼 가결 표를 던진 비명계를 '해당 행위자'로 규정하면서 친명계가 '상응한 조치, 즉 비명계 징계 추진, 총선 공천 박탈 등 본격적으로 비명계 축출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이럴 경우 40명 안팎으로 추정되는 비명계 의원들이 독자적으로 신당을 차린 뒤 신당 추진 세력 등과 결합해 총선에 임하면서 민주당 전체가 궤멸적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과연 친명계의 비명계 축출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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