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8일 국가정보원이 지난 2005년 '이명박 죽이기 X파일'은 만들었다는 제보를 접수했다며 국정원장에 진상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여일 전 제보를 받았는데 제가 수사기관에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제보의 실체에 접근하기 어려워 이에 대한 공개질의를 담당기관에게 드리겠다"며 "이명박 죽이기 X-파일을 2005년 국정원이 지휘해서 만들었다는 제보가 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김만복 국정원장이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5년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 이명박 X-파일을 당시 국정원 국내담당 책임자가 지휘해서 만들었다는 제보가 있다"며 "마침 이 시기가 청계천 비리를 조사한다며 이명박 전 시장의 주변을 뒤지면서 양윤재 부시장이 구속되던 때인데 이 당시 청계천 조사가 국정원 지시로 조사한 것인지도 김만복 국정원장이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05년 당시 '청계천 비리의혹' 수사를 통해 양윤재 서울시 행정부시장 등 4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한 바 있다.

그는 "X-파일을 총괄한 당시 국내 정치담당 팀장이 P모씨였다고 하고, P씨는 대구출신의 K씨에게 지시해 이명박 죽이기를 위한 X-파일을 만들기 위한 팀을 3~4명으로 구성, 조사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달라"며 "또한 당시에 특정지역 책임을 맡고 있던 L씨가 자기 후임 K씨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하면서 '이명박 관련 보고서가 누구 누구에게 가 있으니 잘 관리하라'고 했다는데 이게 사실인지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당시 보고서를 3부 작성해, 당시 총책임자가 실무팀을 운영한 K씨로부터 3부를 전달받아 권력의 실세들에게 이걸 전달했다는데 사실인지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캠프관계자는 그러나 '권력의 실세가 안희정 씨를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이 최고위원 역시 "이름이 나와 있지만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단지 보고서 3부를 상부에 보고했는지만 묻는 것"이라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밖에 자신이 종전에 거론했던 '박근혜 X파일'과 관련해선 "전두환 정권 당시 록히드 마틴사와 항공기 수입관계로 모 정보기관에서 조사를 했는데 당시 전 경호실장이었던 P씨, 모 회사 건설본부장 K씨, 가수 Y씨, 모 기업 대표 S씨 등을 조사한 일이 있는데 국정원이 이를 조사한 일이 있는지 밝혀달라"며 "이 때 조사된 당시 모 기업 대표였던 S씨 진술 내용이, 제가 지난 달 20일 최고위원회에서 안기부 관련 자료가 낱장으로 돌아다닌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야당 유력 예비후보의 진술서와 관련된 것이 담긴 것이 시중으로 유출한 일이 있는지 국정원이 성의있게 대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달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유력후보와 관련된 낱장으로 된 안기부 보고서가 돌아다닌다"며 박근혜 X파일을 언급, 박근혜 진영의 거센 반발을 샀었다.

그는 '록히드 마틴사 건과 야당 유력후보와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란 질문에 "구체적 내용은 말하면 안 되지 않나. 그 때 수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수사했다면 당시 수사기록이 시중에 유출되고 있다면 한나라당 경선을 방해하려고 하는 것인지 말하라는 것"이라며 "제가 말하면 네거티브 한다고 하니까, 그렇게 말할 생각은 없고 필요하다면 검증위에 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