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WTO개도국 포기' 앞두고 농민 반발에 끙끙
서삼석 "개도국지위 포기는 농업 붕괴", "정부 솔직하라"
무안군수 출신으로 농촌 현실에 밝은 서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금명간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해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게 되면, 무분별한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와 농산물 보조금 축소로 인해 뚜렷한 대책이 없는 국내 농업시장이 붕괴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거듭 농업시장 붕괴를 경고한 뒤, "쌀 수확기에 태풍이 연이어 세 차례나 지나갔다.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힘들어하는 농민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에 이어, AI 발생까지 고통의 연속을 겪고 있다"며 농민들이 벼랑끝에 몰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 대해서도 "정부는 개도국 지위상실로 인해 당장은 영향이 없다고 했지만, 향후 예측 가능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대안이나 로드맵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실례로 중국산 냉동 고추 관세율이 27%다. 건고추 관세는 270%다. 10분의 1이다. 수입업자들이 이 낮은 관세율의 냉동 건고추를 국내에 반입해서 국내 고추시장의 30% 시장을 점유하면서 국내 고추 농사의 씨를 말리고 있다.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2018년도 기준 양파, 마늘 등 5대 채소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율이 4.4%에 불과했다. WTO가 허용하는, 줘야할 돈도 안 줬다"며 "이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농민과 시장의 심리상태를 고려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의 농민표 대거 이탈을 경고했다.
그는 "정작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정부는 솔직히 고백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국민과 농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최소한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며 "현장의 농민들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안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원내부대표 자격으로 농촌지역 의원들을 대표해 회의석상에서 농민들의 대거이탈을 경고했으나, 다른 농촌지역 의원들도 격앙된 농민들 분위기에 전전긍긍하기란 마찬가지다.
정부는 앞서 지난 22일 6대 농업인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일부 농민단체 대표가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농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농민들은 ▲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특별위원회 설치 ▲ 농업 예산을 전체 국가 예산의 4~5%로 증액 ▲ 취약 계층 농수산물 쿠폰 지급으로 수요 확대 ▲ 공익형 직불제 도입 ▲ 1조원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부족분 정부 출연 ▲ 한국농수산대 정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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