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돈 요구한다는 얘기 들었지만, 구체적 사정 몰랐다"
"김소연, 어느 시점부터 자기정치 하는 것으로 보여"
박 의원은 이날 '불법 선거자금 건에 대해 입장을 말씀드립니다'란 제목으로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그간의 오랜 침묵에 대해 "그 동안 침묵하고 있었던 이유는 첫째, 저는 법사위 간사를 지냈고,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검찰이 수사하는 중에 무언가를 제가 말하는 것은 적절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둘째는 김소연 시의원과의 진실게임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선거를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후보자는 물론이고 부모님, 남편,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의 최측근인 변재형씨가 시의원 후보에게 돈을 요구한다는 얘기를 들은 뒤 변씨에게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는 김 시의원이 "4월 11일과 21일, 6월 3일과 24일 등 네 차례 알린 사실이 있지만 이를 방조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8월 23일과 9월 22일에도 김 시의원을 만났지만, 이 건과 관련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며 "김 시의원이 9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건을 폭로하기 전까지 구체적인 내용, 위중함, 긴급성 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법정치자금을 요구한 변재형씨(구속)에 대해선 "변재형씨는 한 때 제 비서관이긴 하였으나, 제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정 사정을 이유로 2016년 6월에 사직했다"며 "그 뒤로 단 한 번의 통화나 문자, 일면식조차 없었고, 공개적인 정당 활동도 한 바 없다. 따라서 제가 변재형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할 상황이나 그러한 위치에 있지 못했다"며 불법정치자금과 자신은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는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구속)에 대해서도 "그가 이 사건에 관여되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며 "그는 지역구에서 아주 모범적으로 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냈던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변재형씨와 방차석(불구속기소) 서구의원 후보 사이에 돈의 수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인식하지 못하다가, 김 시의원의 폭로 뒤에 그것도 상당기간이 지난 뒤에서야 간헐적으로 알게 되었다"고 거듭 자신과 무관한 일임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깨끗한 정치를 생명으로 알고 정치를 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누구보다도 헌신했다고 자부한다"며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대통령과 당 대표를 비롯한 당원, 대전시민에게 송구하다는 말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영입한 김소연 시의원에 대해선 "김소연 시의원은 어느 시점부터 자기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한 유감을 나타내면서 "그가 좋은 정치를 하길 희망한다"며 사실상 결별 선언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박 의원을 당무감사원장에 임명, 이번 파동을 문제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끊임없는 당의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아울러, 생활적폐청산위원장도 맡고 있는 상황이므로 둘을 잘 엮어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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