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영결식 엄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1천여석 마련된 좌석 꽉 채우고 수천명 시민들 참석
오전 9시 발인에 이어 10시에 국회장으로 시작한 영결식은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의 영결사 후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 금속노동자 김호규 씨의 조사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문희상 의장은 영결사에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믿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는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다.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충격이 가시질 않는다"며 "노회찬 의원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노회찬 의원님, 이제 평생을 짊어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리십시오. 당신이 한국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조사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대표님을 추모해줬다"며 "이분들이 저의 손을 잡고 울먹이며 하는 말씀이 모두 같았다.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는 말이었다. '꼭 필요한 사람' 이보다 노회찬을 더 잘 설명할 말은 없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이시여. 부디 영면하십시오"라고 울먹이며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 나눌 것"이라고 재회를 기약했다.
심상정 의원은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라고 울면서 고인을 부른 뒤, "지금 제가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인가. 저는 싫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온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유족, 시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쉬운 길 놔두고 풍찬노숙의 길을 자임한 우리들이었기에, 수많은 고뇌와 상처들을 기꺼이 감당해왔던 믿음직한 당신이었기에 우리 사이의 침묵은 이심전심이고 믿음, 위로였기에 지금껏 그래왔듯 그저 침묵으로 기도하면 될 줄 알았다"며 "저의 아둔함에 가슴을 친다. 칠흙같은 고독 속에 수 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안타까움을 보였다.
그는 "더 단단해지겠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다.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이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낼 것"이라며 "노회찬 대표님, 이제 그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라고 영면을 기원했다.
이후 노 의원의 생전 동영상 상영에 이어 노 의원의 큰 조카 노선덕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한 뒤, 유족과 조문객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고인의 마지막 길엔 문희상 의장을 비롯해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주승용-이주영 국회부의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과 시민 수천명이 참석했다.
고인은 영결식 후 생전에 일했던 의원회관과 정의당사를 방문한 후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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