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TK 자민련' 전락에 초상집 분위기
홍준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해체 수준의 후폭풍 예고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 모여 긴장한 표정으로 출구조사를 기다리다가, 오후 6시 한국당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대구, 경북 2곳에서만 앞선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모두가 아연실색했다.
홍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TV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김 원내대표는 절망적 표정을 지었다. 다른 지도부 인사들도 허공을 쳐다보거나 바닥을 쳐다보는 등 초상집 분위기였다.
특히 홍 대표는 지역별 수치가 발표될 때마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세지역으로 점쳐졌던 부산, 경남, 울산 등에서도 민주당이 우세한 결과가 나오자 홍 대표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이를 지켜보던 당직자들도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홍 대표는 10분가량 출구 방송을 지켜보다가 초라한 모습으로 상황실을 떴다. 그는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들에게 "조금 있다가"라고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홍 대표는 그동안 6곳 이상 승리를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6곳은커녕 대구, 경북에서만 간신히 이김으로써 사실상 정계 은퇴가 확정된 분위기다.
실제로 그는 자리를 뜬 직후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라는 글을 올렸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30분가량 상황실에 머물다 자리를 뜨며 기자들에게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이라며 "정당 역사상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참패를 시인했다.
그는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았다"며 "보수 혁신·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게 오늘 그 결과로 여실히 나온 것 같다"고 자성했다.
그는 "말이 필요 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지도부 사퇴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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