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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09년 고액권 발행"에 "신중해야"

'검은 자금' 차단과 인플레 위협 억제가 관건

한국은행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는 2009년년 상반기 중 5만원권과 10만원권 고액권을 발행키로 했다.

이성태 한은총재 "2009년 상반기중 발행"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73년 이후 물가는 12배 이상 오르고 국민소득은 150배 이상 커진 상황과 조화를 이루려면 고액권을 발행해서 비효율과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며 고액권 발행 계획을 밝혔다.

이 총재는 "국회가 작년 12월 고액권 발행을 위한 촉구 결의문을 한은에 보내왔다. 정부와도 사전협의를 했다"며 "10만원권을 최고 액면권으로 하고 1-5-10-50으로 하는 우리나라 화폐 액면체계에 맞추어 5만원권도 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상인물 및 보조소재 선정부터 본제품을 제조 완료하는 데까지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9년 상반기중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10만원권과 5만원권을 같은 날짜에 동시에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화폐 대신에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널리 통용되면서 자기앞수표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사고나 위조 수표의 유통으로 상거래 질서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권이 발행되면 10만원 자기앞수표의 제조 및 취급비용이 연간 약 2천8백억원 절감되고, 1만원권 수요의 상당 부분이 고액권 수요로 이동해 화폐 제조 및 운송.보관 등에 따른 관리비용이 연간 4백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2009년 고액권 발행 방침을 밝히고 있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검은 자금과 인플레 위협 우려"

한은의 고액권 발행 강행 방침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평가가 일반적이나, 일각에서는 아직 우리나라의 부패 정도가 심각하다는 점과 고액권 발행이 인플레를 자극할 위험이 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 각료출신의 한 금융인은 "경제 효율성만 따지면 고액권 발행이 불가피해 보이나, 아직 우리나라의 부패도가 선진국 수준과 한창 동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고액권 발행으로 정경유착 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특히 "10만원권 등 고액권이 발행되면 인플레가 걷잡을 길 없이 발생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 예로 현재 3천5백원, 4천5백원 같은 형태인 서민들 음식값에서 5백원짜리 단위가 없어지는 식으로 음식값, 교통비 등 생활물가가 급등하고, 호텔같은 곳의 음심값도 7~8만원짜리가 10만원으로 오르는 식으로 전방위로 물가가 크게 오를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권 교체 직후에 이처럼 물가가 급등할 경우 정치적-사회적 혼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치권도 국가운영적 차원에서 고액권 발행 문제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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