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측, 조폭 동원해 돈세탁. 기프트카드도 받아
검찰 "진술과 증거 확보했다. 금주중 전병헌 소환하겠다"
1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조직폭력 '구로구 식구파' 소속으로 전 수석의 지역구였던 서울 동작구에서 활동했던 배씨가 전 수석의 측근인 비서관 윤모 씨를 도와 ‘돈세탁’을 한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녹취파일을 확보하고 돈의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은 배 씨가 지난해 9월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초 방송 재승인 심사를 받을 때 정·관계 로비를 한 의혹을 수사하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57)으로부터 ‘전병헌 500’이라고 적힌 메모를 압수했다. 또 강 전 사장이 재승인 심사 문제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전 수석과 전 수석의 비서관 윤 씨를 만났다는 내용이 담긴 롯데그룹 정책본부 보고서도 입수했다. 전 수석은 당시 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당시 수사에서는 롯데홈쇼핑이 구입한 '기프트카드'를 전 수석 가족이 사용한 정황도 확인됐다.
전 수석의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재개된 건 올 1월 배 씨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에서 수사를 받으면서로, 검찰은 당시 도박 사건을 수사하다 배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검찰은 배 씨의 휴대전화를 살펴보다가 배 씨가 전 수석의 측근 윤 씨와 수상한 통화를 한 녹취파일을 발견했다. 녹취파일에는 배 씨가 평소 ‘동네(서울 동작구) 친구’로 알고 지내던 윤 씨에게 “‘돈세탁’한 현금 8000만 원을 차 안에서 전달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배 씨의 휴대전화 녹취파일은 전 수석이 명예회장을 맡고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낸 후원금 3억 원의 비밀을 푸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 수사결과 배 씨는 e스포츠협회에서 1억1000만 원을 빼돌려 돈세탁을 한 뒤 세금 등 각종 비용을 뺀 8000만 원을 윤 씨에게 돌려줬다. 돈세탁에는 배 씨와 관련된 업체 두 곳이 동원됐다.
<한겨레>도 13일 검찰이 '기프트 카드' 등을 근거로 전 수석을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검찰은 협회에 건네진 3억원과 별도로 롯데가 전 수석에게 건넨 것으로 보이는 ‘기프트 카드’도 뇌물로 보고, 전 수석을 소환해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자금추적 과정에서 롯데가 발행한 수백만원 어치 기프트 카드를 전 수석의 자녀가 자신이 다니는 학교 주변에서 사용한 뒤 포인트 적립까지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롯데와 이 자녀가 직접 연결될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전 수석이 이 카드를 받아 자녀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또 롯데홈쇼핑이 제공한 3억원에 대해서도 “전 수석의 제3자 뇌물제공 혐의는 이미 수수 관계에 있는 핵심 관련자들의 진술과 객관적인 증거 자료 등이 확보된 상태”라며 “본인이 문제의 돈을 직접 수수한 것은 아니지만 부정한 청탁을 받고 미르·케이재단 설립처럼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한국이스포츠협회에 그 돈이 귀속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제3자 뇌물제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 구속한 전 비서관 윤씨 등은 ‘과정’ 확인 차원에서 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참모인데, 보좌진을 조사해 봐야 관련 여부를 알 수 있는 수준이라면 애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주에 전 수석을 소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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