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과 양국간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학에서 가진 회담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때문에 국제 정치 상황이 아주 엄중해졌다"며 "여기서 북한의 도발이 멈추지 않으면 통제할 수 없는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래서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하고,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그런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를 희망한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추진하시는 신동방정책과 제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은 꿈을 같이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느껴진다"며 "한국은 러시아의 극동 개발에서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와 한국이 잘 협력한다면 극동 지역은 역내 번영과 평화를 이끌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저는 제 재임 기간 중에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를 크게 격상시키고 발전시키고 싶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얼마 전 전화 통화를 하게 됐다"며 "오늘 다시 만나서 함께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비롯해 우리가 우려스럽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그리고 양자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하게 되어 반갑다"며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만 짧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틀전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때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북한 해외노동자 수입금지 등 북한의 외화 수입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협조를 요청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핵문제는 오로지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대북 추가제재에는 언급을 피하면서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의 양국 교역량이 작년에 16% 정도 떨어졌지만, 올해는 6개월 동안 50% 정도 늘어났다"며 "물론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훨씬 더 크다.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경제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시34분께(현지시간)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애초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예정돼 있었으나 푸틴 대통령이 34분가량 늦게 나타나 시작이 늦춰졌다.

정상회담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러시아 측에서는 트루트네프 부총리 겸 극동전권대표와 라브로프 외교장관, 우샤코프 외교보좌관,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각각 배석했다.

이어 오후 3시께 확대 오찬회담으로 전환했다. 확대 오찬회담은 '1+15' 형식으로 양국 관료와 관계 기관장이 대거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오후에는 할트마긴 바트톨가 몽골 대통령, 7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