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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명태어민 7백명 피해가 어업계 전체 피해냐?"

한미FTA 대책회의서 김성진 해수장관 질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다음날인 지난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미FTA와 한국 경제' 워크숍에서 일부 부처의 보고에 대해 후속 대책이 미흡하다며 질책한 사실이 6일 뒤늦게 알려졌다.

각 부처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대통령 자문 국정과제위원, 국책연구원장 등 1백14명이 모여 진행된 이날 워크숍은 노 대통령의 모두발언, 안건보고, 해당부처 장관들의 항목별 보고, 종합토론, 노 대통령 마무리 발언 등의 순으로 3시간 1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노 대통령 모두발언 이후 안건 보고에 나섰던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의 보고에서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이 "명태잡이 등 어민들의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고 보고하자 노 대통령이 "명태잡이에 종사하는 어민이 몇 명이냐"고 반문한 것. 이에 당황한 김 장관이 실무자들에게 물어본 뒤 "7백명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하자 노 대통령이 “7백명이 피해를 입는다는 예상을 놓고 어떻게 FTA타결로 어업계 피해가 엄청나다는 식으로 보고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질책했다는 것.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각 부처의 안이한 자세로 인해 한미FTA 협상이 총론에서는 이기고, 각론에서는 패배해 결국 국회비준 동의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피해대책을 과장해 보고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책을 집중적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또 "앞으로 한미FTA타결 내용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중요한 만큼, 각 부처 실무 국·실장이 아닌, 정부 부처 장·차관이 직접 나서서 국민 설득에 나서라"라고 강하게 지시한 후 토론 시작 전에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워크숍 내용이 6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윤승용 청와대 대변임 겸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이와 관련 "일부 부처의 장관에 대해 대통령께서 평소처럼 수치 문제 등을 꼼꼼히 묻자 미처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일부 장관이 땀을 뺀 상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은 '책상을 치며 화를 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현황과 대책, 홍보방안을 보고하는 자리였는데, 같은 피해대책이라 하더라도 신문으로 치면 카피를 잘 뽑은 대책과 그냥 나열한 대책은 다른 건데 이에 대통령이 수요자와 피해자 관점의 안목이 부족한 부분을 잠시 언급하셨다"며 "대통령께서 화를 내신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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