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9일 밤 중동을 순방중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협의, 양 정상이 '빅딜'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날 전화회담이 협상 시한 하루전 성사된 것이기 때문이다.
盧-부시 전화회담후 협상단에 "유연한 협상" 지시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양 정상이 카타르 도하 현지시간 3월 29일 오후 2시45분(한국시간 오후 8시45분)부터 2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현재 한미FTA 협상의 중요의제로 남아 있는 자동차와 농업, 섬유 문제 등에 대해 중점 협의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농업문제란 쇠고기 문제를 포함한 것이며, 오늘 전화통화에서 쌀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양 정상은 현재 진행중인 한미 FTA 협상에 대한 양측의 의견들을 서로 교환했고, 쟁점 사항에 대해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큰 테두리에서 의견을 나눴다"며 "노 대통령은 우리 입장을 전달했고, 미국도 자기들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의 전화통화는 전날 노 대통령을 수행중인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간 전화통화 과정에서 미국측이 먼저 전화통화를 하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고, 이날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카타르 도하 현지 숙소로 전화를 걸어옴으로써 이뤄졌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양 정상은 한미FTA 협상이 양국에게 균형되게 이익을 가져옴으로써 공동의 이익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를 재확인하고 각각 협상 대표단에게 상호 최대한의 유연성을 갖고 협상을 하도록 지시하기로 했다.
이밖에 북핵문제와 관련, 부시 미 대통령은 한미간 협력과 조율을 높이 평가하고 조기해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미측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인내심을 갖고 진전시켜 나가자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대통령이 29일 전화회담을 갖고 한미FTA 빅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한미FTA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30일 밤 협상합의문 발표 예정
노무현-부시 전화회담은 부시 대통령이 쇠고기 전면개방을 요구하는 공개연설을 한 뒤 이뤄진 것이어서, 쇠고기 개방을 포함해 자동차-섬유 등에서 양 정상간 빅딜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시대통령이 쌀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대신 쇠고기 전면개방을 요구, 이를 관철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측이 요구하는 자동차 수입규제 전면해제와 우리측이 요구하는 섬유장벽 해제를 맞바꾸었을 가능성도 동시에 점쳐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30일 오전 귀국후 협상단으로부터 협상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뒤 30일 밤, 또는 31일 새벽 한미FTA 협상을 타결지은 뒤 FTA관련 담화를 다음달 1일 낮 12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