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통해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합의한 데 대해 민주노동당이 질타하고 나섰다.

김형탁 민노당 대변인은 30일 “대통령이 협상 막바지에 외국의 호텔에서 전화 한 통화로 모든 문제를 풀려고 하는 모습에서 절망감을 느낀다”며 “최대한의 유연성을 가지고 협상하라는 주문은 무조건적인 타결을 주문하는 의사표시”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애초 의제가 아니었던 쌀을 제외하고는 다 양보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10가지 핵심쟁점이 있지만, 대통령의 통화 내용에서 보듯이 실제 핵심 쟁점으로 남은 것은 쇠고기, 자동차, 섬유 분야인데, 쇠고기와 자동차를 두고 상호 양보하는 쪽으로 가닥 잡힐 듯하다”고 개탄했다.

그는 “대통령의 결단이 국민들의 FTA에 대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는 절통함을 느끼지만, 타결 이후 민주노동당은 정치권을 포함해 제시민 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새로운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향후 부단한 투쟁을 다짐했다.

그는 또 조석래 신임 전경련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쇠고기를 양보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이명박 전 시장과 사돈 관계인 전경련 조석래 회장이 FTA에서 쇠고기를 양보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며 “자신들 기업만 유리하면 된다는 너무나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하지만 조석래 회장의 바람과는 달리 한미FTA의 내용들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고스란히 폐해를 안게 될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