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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원탁회의' 출범도 전에 좌초?

종교인들 "정치권 장난쳐" 열린당 후보들 질타, 출범 불투명

진보적 종교계 인사들이 범여권 대선후보를 뽑기 위해 물밑에서 추진해온 '대통합 원탁회의'가 출범도 하기 전에 침몰 위기를 맡고 있다.

이들이 정동영-김근태-천정배 등 열린우리당 출신 기성정치인들 대신 신선한 제3 후보를 옹립하려 하는 반면, 기성정치인들은 이를 자신의 대선 전진기지로 활용하려 사전에 원탁회의를 공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종교계 인사들은 원탁회의 추진 사전 공개를 "정치권의 장난"이라고 맹렬히 비난하며 이들의 대선불출마 선언을 압박해, 이번 파문을 계기로 열린당 출신 대선후보들의 대선 출마 자격 논란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이해학 목사, 정동영 등 열린당 대선주자들 맹비난

'대통합 원탁회의'를 추진중인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의 이해학 목사는 26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원탁회의 추진 사실을 사전에 언론에 흘린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출신 대선주자들을 맹비난했다.종교인협의회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기독교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실천불교승가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등 4개 종단의 진보적 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이 목사는 연초의 열린우리당 탈당사태를 보고 참담함을 느껴 원탁회의 구상을 시작했음을 밝힌 뒤, "우리는 지금 외부에서 물망에 오른 분들을 소외시키면 안 된다, 그래서 그 분들과 함께 교감을 갖고 이런 원탁에 대한 동의를 하면 내부에 있는 그간에 정치하시는 분들도 여기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이렇게 전체를 아울러가자는 구상을 했다"며 "(원탁회의의) 우순순위는 그분들(외부인사들)에게 먼저 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만일에 그분들이 이 원탁에 참여를 안 한다거나 하면 원탁을 가져야 할 의미가 있느냐"라고 반문해, 원탁회의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제3지대 인사들을 염두에 둔 것임을 재차 분명히 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그런데 문제는 우리들이 이런 구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원탁의 테이블을 자기 판으로 유리하게 하려고 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언론에다가 미리 공개를 해서 이 원탁이 너무 빨리 공개가 됨으로서 이 판이 지금 위협을 받고 있다"며 "마치 개구리가 아직 나올 때가 아닌데 나와 가지고 죽을 수도 있는 그런 거고, 계란이 21일이 돼야 부화가 되는데 아직 15일 밖에 안 되는데 병아리 나오라고 망치로 두드리면 다 죽는다. 지금 일부의 그런 이해를 가지는 사람들의 행보 때문에 언론에 공개가 되고 우리들을 상당히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목사는 '원탁회의 사실을 언론에 사전유출한 사람이 원탁회의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정동영-김근태-천정배 중 하나냐'는 사회자 질문에 "누구라고 얘기하긴 좀 이르지만 어쨌건 우리들은 아직 접근을 하고 공감대를 회복해서 원탁에 동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은 채 이 행보에 대한 눈치를 챈 사람들 중에서 너무 빨리 공개를 했다, 우리들은 굉장히 정치인들에게 서운해 하고요. 자칫하면 소탐대실이라는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지형의 물꼬를 트고자 하는 이런 중차대한 일을 자타형 때문에 전체 판을 깰 수도 있는 그런 위기에 와 있다"고 거듭 정보 유출자를 질타했다.

한편 그는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지사를 원탁회의 참가자로 초청할 것인가 여부에 대해선, "우리는 손 전 지사에 대한 것도 고려하고 있을 뿐이지 아직 결론이 안 난 상태"라며 "하나는 그 분의 정치적 행보도 우리 정치지형을 바꾸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그 가치를 우리가 손상시켜선 안 된다, 그러니 그대로 두는 것이 그 분에게도 유리하고 전체에도 유리할 수 있다 하는 논리와 그렇지 않은 논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탁회의 개최를 추진중인 종교계인사들에 대해 "그 분들은 과거에 수십 년 동안 우리의 민주화와 개혁정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와 사회적 명망을 얻은 분들"이라며 "지금 정치권의 장난 때문에 그분들의 명의가 이 분들이 누굴 옹립하기 위해서 이 판을 벌였다, 만약에 이런 오해가 되면 다른 쪽의 이의를 가진 분들은 이 원탁에 안 올수도 있고, 그렇다면 이 분들의 명예까지 함께 추락하면서 우리가 아무 일도 못 풀어버리면 이건 안 된다. 그런 위기에 우리가 지금 있다"고, 거듭 정보를 사전유출한 기성정치인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너무 조급하면 안 된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정말 믿음이 없다"며 거듭 정치인들을 비난한 뒤, "국민을 믿어야 한다. 정치인이 죽어야 국민이 정치인을 살려준다. 그 원리를 정치인들이 모른다. 그래서 너무 성급하면 많은 손해를 보는 거다"라고 거듭 범여권 기성정치인들을 근원적 자성을 촉구했다.

정가에서는 이 목사의 열린당 출신 정치인 비판이 사실상 이들에게 '대선 불출마' 선언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 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가에서는 이들의 대응 여부에 따라 내달 10일께로 잠정적으로 첫회의를 잡은 원탁회의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보적 종교계로부터 사실상의 대선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정동영-김근태. ⓒ연합뉴스


한명숙-문국현-박원순-최열 4인 회동하기도

한편 '대통합 원탁회의'가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에 대선출마 의사를 밝힌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또다른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문극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및 대선후보 옹립을 선언한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이 25일 회동해 주목된다.

이들 4인은 이날 저녁 코리아나호텔에서 2시간여동안 만찬모임을 갖고 민주개혁세력의 통합 방식 및 시민사회의 역할, 한반도 해빙 등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모임은 한명숙 전 총리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한 전총리가 대선출마에 앞서 이들의 의중을 타진하는 한편 이들로부터 도움을 얻기 위해 모임을 주선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날 모임 참석자중 박원순 이사는 대선출마를 극구 고사하고 있는 반면, 문국현 사장은 적극적이어서 이들이 한 전총리 출마를 지원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잠룡들로 거명되는 인사들 가운데 '반노무현 인사'들은 아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이날 회동 내용이 주목된다.

정운찬-손학규 등은 '범여권 후보' 개념 자체에 반대

정가에서는 '대통합 원탁회의' 파문을 계기로 범여권 후보 옹립을 위한 논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나, 과연 대통합 원탁회의가 과연 성과물을 낼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원탁회의가 열린우리당 출신 기성 후보들의 대선 출마에 극히 부정적이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나, 원탁회의 추진 주체인 종교인들과 노무현 정부간 관계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반한나라당 전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와 관계에 대해선 유보적이다.

반면에 정운찬 전 총장, 손학규 전 지사 등 일부 인사들은 철저한 '반노무현'이다. 이들은 출마할 경우 자신들이 '제3 후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범여권 후보'라는 단어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문국현 사장, 한명숙 전총리 등이 '범여권 후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과 대조적 모습이다. 따라서 일각에선 원탁회의가 출범한다 할지라도 여기에 참여하는 인사가 문 사장, 한 전총리 등으로 국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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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 6
    평론가

    김근 정동 천정은 이미 능력의 한계 드러냈다
    열우당 집권하면서 요직에 앉아 정책결정의 핵심에 있던 인물들이다.현재의 모든 실정에 이들의 책임이 큰 것이다.이들의 저열한 능력은 이미 검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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