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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전 통일 "북-미 합의, 아직은 언술(言術)의 영역"

"핵포기 범위, HEU, 경수로 등이 풀어야 할 난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8일 향후 북-미 관계가 순항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남북경협포럼 초청 강연에서 최근 북-미관계 급진전과 관련해 "북이 핵을 포기한다고 100%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며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을 높게봤다.

그는 그러면서도 "현재 북미가 합의한 것은 아직은 언술(言術)의 영역"이라며 "구체적인 행동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없다"고 지적, 향후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2.13합의는 하나 하나가 다 중요하지만 미국의 정책적 전환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실행 과정에서 핵포기 범위문제, 고농축우라늄(HEU) 문제, 미국의 대북관계 개선, 경수로 문제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난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2.13합의는 한미관계에도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이 주장해 왔던 방향으로 미국이 정책전환을 했기 때문에 한미간 공조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한미관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미국의 정책 방향은 제가 정부에 있으면서 미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했던 말”이라며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주고 협상해 보면 북한이 핵 폐기 의사가 있는지 진실의 순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정부에 있을 당시 미국의 부차관보급 인사들은 사실상 우리가 제안한 내용을 수긍하고 논의해 왔다”며 “이 때문에 최상층에서 결정을 하자마자 미국이 준비된 제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정책 전환 가능성과 관련, "미국의 최고 지도자가 강하고 완고하게 주장한 노선을 바꿨기 때문에 쉽게 다시 바꿀 것 같지는 않다"면서 "앞으로 찬물을 끼얹는 상황보다 일정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더불어 "한반도에서의 냉전구조 해체는 북미관계 정상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면서 "또박또박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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