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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입당사 전문] "내가 겪은 아픔, 다른사람이 겪지않게 하겠다"

"정의와 진실을 세우고자 노력했다고 자부"

'정윤회 문건' 유출로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조응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55)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 다음은 입당사 전문.

Ⅰ.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합니다.

‘대구 출신 現정부 청와대 비서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黨’, ‘미래가 불확실한 黨’이라는 이유로 만류하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아내는 정치 입문이 몰고 올 파장을 두려워하며 저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레테의 강”을 건너는 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90년대 초 검사 임관 이래 법무장관 정책보좌관, 국정원장 특보, 변호사, 청와대 비서관까지 얕은 지식으로 법조에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파사현정(破邪顯正)‘,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초심이 있었고, ’부정‘과 ’불의‘에 맞서 싸우고 ’정의‘와 ’진실‘을 세우고자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최근 1년간 아내와 함께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자영업자들의 삶과 애환을 직접 겪기도 하였습니다.

Ⅱ. 저에게도 정치는 무시와 비난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먹고서야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 ’세상의 큰 변화와 발전은 정치를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불의한 권력과 잘못된 정치는 우리 모두를 절망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절망의 늪에서 우리를 건져낼 수 있는 것도 정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 정치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누군가는 그 진흙탕에 뛰어 들어 희망의 정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권력을 바로세우고 국정을 바로세우고 나라를 바로가게 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희망을 일구고 싶습니다.

Ⅲ. 그동안 여당뿐 아니라 야당이 보여준 모습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수권(授權) 보다는 한줌도 안되는 당내 헤게모니에 골몰하는 사람들, 긍정보다는 부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에게서 안정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절박한 살림살이에 대한 공감도 없는 사람들, 암울한 경제 현실에 대한 해법도 없고 고민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야당은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입만 열면 시대를 거꾸로 돌리고,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고, 외교-안보에 무능하다고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무기력한 야당 때문에 정작 국민들이 기댈 곳은 어디도 없었습니다.

사회전반의 정치 불신, 희망의 상실, 무기력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은 야당의 몫입니다. 강한 야당만이 강한 여당, 강한 정부, 그리고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야당은 바로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은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야만 브레이크없는 역주행을 막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근의 ’더불어민주당‘에서 저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통해 새로 거듭나고,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부끄럽고 아픈 곳도 드러내며 “새로 태어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거듭 부탁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유일한 대안세력,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제가 살아온 일생을 모두 맡기기로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혁신과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고 성공의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Ⅳ. 공자(孔子)께서는 ’선비의 본무(本務)인 사회정의의 실현에는 아무 관심없이 이쪽, 저쪽의 가운데에 서서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사이비 지식인” 즉 “향원(鄕原)”이라고 했습니다.

이쪽과 저쪽의 가운데가 아니라, 의로운 쪽에 서는 것이 옳은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중도(中道)입니다.

저는 그 中道에 서서 야당을 혁신하고, 정치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미력이라도 보태겠습니다. 온당(穩當)하지 않은 것을 본다면 과감히 맞설 것입니다.

그리고 자영업자로 살면서 겪은 서민들의 아픔에도 민감하게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지겹도록 그리고 진심으로 저희 부부를 설득한 몇 분이 있습니다. 현실정치 참여를 주저하는 저와 혹시 제가 결심할까봐 두려워하는 아내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수없이 저희 식당을 찾아주셨습니다. 마지막 결정 과정에 저희 부부 마음을 움직인 말이 있었습니다.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습니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혜윤 기자

댓글이 27 개 있습니다.

  • 13 0
    고맙습니다.

    이 땅의 민주역사를 다시 쓰는데 일조해주시길 바라고 바랍니다.

  • 18 0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하여

    꼭 성공하시어 비정상적인 사회를 정의롭고
    옳바른 사회가 되도록 많은 노력과 힘을 보태기를
    기원합니다

  • 21 0
    강과 산

    비장한 인물들로 채워지는 야당
    문재인 감사합니다
    이를 악물고 이를 악물고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
    그 중심에 국민이 있음을 감사합니다

  • 30 0
    frfg

    조응천은 의로운 사람이라기 보다는 억울한 사람이지... 위에서 시키는대로 했을 뿐... 결국 일이 터지니까 토사구팽되고 검찰 기소까지 당한 사람... 십상시와 청와대 비서실장간의 암투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대신 욕 본 사람이죠..

  • 36 0
    청기와집에 불운한 기운이

    휘감고 있구나.

    문재인 아무도 모르게 뒤에서 이런 작업을 해냈다.
    대단해요~~~
    궁민으당으로 간 사람들, 문재인을 물로만 보았고, 이런 모습은 못봣겠지?

    문재인!
    대통령감이 맞다.
    나중에 대통령 되면 조응천을 민정수석이나 정무수석으로 기용하믄 딱 좋겠다.

  • 37 0
    ㅋㅋ맨

    캬~~~~
    한 줄 ,한 줄..진심과 깊이를 가늠 할 수 없을만큼의 교양이 엿보이는 글입니다.
    감동적이네요.

  • 40 0
    영입 입당사

    하나같이 명문들이고 가슴에 진심이 담겨있네요
    모든 영입인사분들
    화이팅!!!
    건강챙기시고 응원하겠습니다.

  • 31 0
    언론종업원들은새겨들어야

    설령 진실이 아니더라도 이런 말들을 꺼낼 줄 아는 것부터가
    기본이 된 사람이다
    다짜고짜 튀어나와서 노래 쳐부르고 바람잡이 내세워서 바람잡고
    창조니, 대박이니, 복지니, 반값이니 떠들면서
    어리벙 궁민 홀려 코뭏은 표 후려가는 도적넘들을 경계하라
    뒤지도록 대대손손 헬조선을 못벗어날거시다

  • 24 0
    닥아 생일 추카추카ㅎㅎㅎㅎ

    무쫄,너 쪼다경태 가져...

    우린 좋은 응천 가질께 !!!!!

  • 34 0
    그래이런게정치야

    그렇지 뭔가 메세지가 있다,
    야바위 꾼들은 아직도 세금 폭탄떨어트려 주겟다고 사기치고,
    도로 뚫고 백화점 지어주고 집값에 개발로 돈다발 쥐어 준다고 사기친다,
    이런 정신나간 머저리들에게 아낌없이 표를주는 상등신들은
    제발 투표좀하지마라, 민폐다,,민패

  • 34 0
    ♡ 문대인 님의 십고초려 ♡

    유비가 삼고초려한 건 이제 과거사가 되었네요.

    문대인 님을 문전박대한 안 선생은

    삼국지에서 누구에 해당하나요?

  • 44 0
    처번불경

    쥐닭 다까끼 마사오 친박 8년에
    흙속에 묻혀있던 주옥같은 사람들이
    세상 빛으로 나오기 시작하네
    이제 비로소 굴욕과 수탈과 폭력과
    물질만능주의에 점철된
    근현대사의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빛이 비추기 시작한다
    우리 모두가 분연히 일어나서 나가자
    친일숭미 기득권 세력을 완전히 끝내고
    김대중 노무현 때 잠시 맛본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자

  • 44 0
    청랑

    구구절절이 명문이다..

  • 53 0
    환골탈태

    지금까지 입당사중 최고로 보이네요.

    앞으로 지켜보겠습니다.

  • 44 0
    정유뇌와십상시

    조응천, 괜찮은 사람...
    당신의 뜻을 이루시요,
    파사현정, 억강부약, 그걸 하시요...

  • 65 0
    에뜨랑제

    문장 하나하나가 우리 가슴을 울리네요.
    특히 마지막 문장 외우고 싶다....
    그 결의 정치를 통해서 꼭 이뤄서 국민들이 더이상 고통을 당하지 않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 32 0
    우와~~~

    방가 방가^^
    조아요

  • 55 0
    잘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간 맘고생 많으셧을텐데, 어려운 결심을 하셨네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믿습니다!
    조응천 검사님!!!!!!

  • 77 0
    전주시민

    중도란 중심을잡고 의로운길을 가는것입니다 말그대로인겁니다 그런데 한국은 역사청산을못해서 중도란 좋은말을 기회주의자들이 쓰고있습니다 그런걸 조응천님이 정확하게 해석해 주셨네요

  • 89 0
    문재인 그의 진정성,,,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습니까.”

  • 72 1
    전북사람

    이 나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이상을 봅니다!
    금그릇이든 놋그릇이든 재질도 중요하나 크기가 큰 그릇은 주인된 국민이 무엇을 담기를 원하는가 그 염원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줄 아는 그릇이야말로 진정한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하면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 80 0
    멋있는 인물일세 그려,,,

    조응천의 심사숙고한 후의 결기와 용기가 표창원의 전사의 용맹함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엄청난 시너지효과로 나타나리라 확신합니다

  • 76 0
    이런

    조응천님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존중.환영하며
    지긋지긋한 집권.기득권(이명박근혜.새누리.조선.동아언론등)세력을
    이번 총선을 계기로 끝장내 봅시다.

  • 76 0
    입당문으로 봐서는..

    입당 회견문은 그야말로 명문인데...

    그 회견문이 진심이길 바랄뿐이고
    그 회견문대로 일생을 바쳐도 참으로 괜찮은 인생일듯 하고.

    이 나라..
    보수,진보를 편가르고 하지만 거의 모든 국민이 보수에 가깝고
    현 집권층은 보수을 탈을 쓴 극우집단일뿐이다.

    참다운 보수인으로 이 나라를 원칙이 바로서고 상식이 있는 나라로 만드시길.

  • 62 0
    겨울바람

    이분을 모르지만..

    이분의 말속에 깊이와 진심이 있는것으로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 74 0
    시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패한 나라 희망이 없습니다.

    나라 바로 서는데 꼭 힘이되실것으로 믿습니다.

  • 106 0
    조응천, 멋집니다

    이쪽과 저쪽의 가운데가 아니라, 의로운 쪽에 서는 것이 옳은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중도(中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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