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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일본, 아무리 가리려해도 일제만행 못숨겨"

"우리 역량에 대한 자신감 가져야"

노무현 대통령은 1일 "2.13합의를 성공적으로 이행해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확고히 정착시키고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시대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88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역사적으로 누구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는 우리는 동북아의 평화를 주도할 만한 충분한 도덕적 명분과 자격을 가지고 있고, 지정학적으로도 동북아 평화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우리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 노 대통령은 "국방개혁과 전시작전권 전환을 통해 자주적 방위역량을 키우고, 남북관계도 화해와 협력의 방향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3.1운동 실패와 관련 "대의명분도 옳았고, 거국적이었지만 국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제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자존을 지킬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당당한 민주인권국가, 막강한 국군, 세계 12번째의 경제력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이어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가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은 지금, 국가간의 분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어느 국가가 다른 나라를 정복하거나 지배하는 일은 불가능한 시대로 가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 국력과 역사의 대세에 대한 확신을 갖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앞장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미 하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를 언급하며 "아무리 하늘을 손으로 가리려 해도 일제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관계와 관련, "이제는 양국관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이바지해야 할 때"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역사적 진실을 존중하는 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역사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같은 문제는 성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잘못된 역사를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양심과 국제사회에서 보편성을 인정받고 있는 선례를 따라 성의를 다해주기를 바란다"며 "이것이 국제사회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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