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하베스트 3천억 비싸게 사고 이사회에 거짓말"
감사원 "기관장 평가등급 잘 받으려 주요사항 기망 보고"
27일 <내일신문>이 입수한 감사원 고발장에 따르면, 감사원은 한국석유공사가 하베스트사의 계열사인 날(NARL)을 평가가치보다 80% 싸게 인수하고 그만큼 프리미엄은 더 준 것처럼 거짓 사업 추진계획서를 작성해 정기이사회에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소망교회 출신으로 MB 최측근인 강영원 당시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2009년 10월 20일 캐나다 현지에서 실사중인 임원에게 하베스트사 자산가치가 9.61달러라는 자문평가를 보고받고도 주당 10달러에 인수하도록 지시했다.
강 사장의 지시에 따라 석유공사는 이튿날인 10월 21일 하베스트사 인수계약을 체결했고, 10월 29일 정기이사회 개최까지 8일 간 사후승인을 준비했다.
석유공사와 하베스트사 간 계약은 이사회 사후승인을 조건으로 했지만, 승인이 거부될 경우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했다. 그러나 강 사장은 기업가치를 3천133억원 가량 높이 매긴 사실을 숨긴채 이사회에 보고해 사후승인을 받아냈다.
<내일신문>은 "강 사장은 고교 동창인 정유회사 임원 나 모씨의 사적 의견을 토대로 하베스트사 정유공장 자산가치를 이사회에 설명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나씨는 캐나다 캘거리로 직원 2명을 보내 하베스트사 현지 설명회에 참석해 제공받은 정유공장 자산가치(9~12억 달러)를 강 전 사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강 전 사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어느 정도 손해가 날 것이라고 있었다. 이를 감내할 수 있겠느냐의 문제"라고 항변했으나, 감사원은 "유리한 기관장 평가등급 획득 등 인수를 강행하려는 의지가 더 컸다"고 일축했다.
감사원은 "강 전 사장이 부실한 정유부문 계열사 인수가 석유공사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불이익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 조사하지 않았다"며 "손해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인식하면서 이사회에도 주요사항을 기망해 보고한 점 등은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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