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정윤회 "불장난" 발언 맹질타
"정씨 위세 느껴져", "중요한 의혹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아"
<조선일보>는 이날자 사설 <"불장난 밝혀질 것" 정윤회 발언을 보는 불편한 시선들>을 통해 정씨의 "국정 개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거론한 뒤, "정씨는 자신도 피해자라는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불장난'이라는 말을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씨의 발언과 정씨의 변호인이 제1 야당까지 고소하겠다고 나선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씨의 발언에선 자신에게 맞선 쪽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정치적 반격(反擊)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정씨는 검찰 수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확신한 듯하다. 실제 검찰은 청와대 문건에 나온 정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사실(事實)로 뒷받침할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이 보고서가 거짓이라고 해서 정씨와 관련된 의혹 전체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씨와 대통령 주변 문고리 비서관들 간의 관계를 비롯한 중요한 의혹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지금은 정씨와 관련된 의혹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며 "이런 사정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다면 정씨는 불장난 운운하기에 앞서 지금의 상황을 불러온 것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거나 고개를 숙였어야 한다"며 정씨의 오만함을 질타했다.
사설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대한민국에서 권력 비선이란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창피스러운 일이다.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가진 정씨가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는 일 역시 우리 정치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적폐 중의 적폐"라면서 "정씨가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이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개탄으로 글을 끝맺었다.
<동아일보>도 이날자 사설 <검찰, 정윤회 말대로 ‘불장난에 춤춘 자’만 가려낼 참인가>를 통해 불장난 발언에 대해 "정 씨의 위세가 느껴지는 발언"이라고 힐난했다.
사설은 검찰의 '정윤회 문건'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 뒤, "그렇다고 이번 문건으로 확산된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될 수는 없다"며 문건외 제기된 각종 의혹을 열거했다.
사설은 "정 씨는 이재만 비서관과 전혀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휴대전화 문자를 보낸 사실을 폭로한 후에 말을 바꿨다. 작년 8월 대통령 지시로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을 교체하는 과정에 정 씨 측이 영향을 미쳤다는 유진룡 당시 장관의 증언도 나왔다"며 "정 씨와 박 대통령의 접촉은 끊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이 뽑은 3인방과의 인연은 지속됐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정 씨가 올해 8월 박근혜 공식팬클럽 ‘호박가족(박근혜를 좋아하는 가족)’ 멤버들과 함께 참석한 독도 음악콘서트에 청와대 측이 일부 대기업의 협찬을 요청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문건 유출에 간여한 몇 명을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정 씨와 3인방 등 대통령 측근들이 각종 의혹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며 "당장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대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야당의 공세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검찰에 대해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지만 씨는 정 씨 측이 자신을 미행했다고 믿고 있고, 정 씨는 3인방과 조 전 비서관 등 민정라인 사이의 권력다툼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의 생산 및 유출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 암투설을 포함해 정 씨와 관련된 의혹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검찰이 소극적으로 수사를 끝내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부를 수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하지만 정윤회씨 측은 언론들이 계속해 의혹 제기를 할 경우 더이상 참지 않겠다고 경고,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정윤회측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현재 세계일보나 또 여타 일보 특정 언론에서 정윤회 씨 관련한 의혹을 많이 보도했다. 그 내용을 따지고 따지고 들어가보면 전부 의혹의 근거를, 보도를 해 놓고는 그 근거가 어디 있냐 하면 이런 의혹이 떠돌더라, 풍문이 있더라 이렇게 얘기한다"면서 "계속해서 안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확인된 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런 경우에는 가능한 여러 가지 법적인 또는 사실상의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세계일보>외 다른 언론들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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