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재건위 무죄 판결과 관련, 희생자 유가족 등 재야는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 전 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부친의 일이고, 박근혜 전 대표 대학시절의 일이지만 부친의 문제를 도의적으로 사과할 기회가 있으면 사과하는 게 옳다"며 "박 전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 중에서 공만 안고 가선 안 되고, 좀 더 큰 마음으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박 의원이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국민들은 그 분을 깊은 관계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박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차기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그는 "인혁당 재심 판결이 최근 내려졌으니 국민들의 그의 생각을 알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또한 박 의원 뿐만 아니라 다른 대선주자들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사과 압력도 더욱 거세져, 김성희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은 온당하지 않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핏줄로서, 그 후광을 빌어 정치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박 전대표는 그동안 북한인권을 말해 왔는데, 인권을 말하는 사람으로서 인권문제에 입을 닫는 것이 온당치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박 전대표의 인권이 위선적인 것이 아니길 빈다"며 "다른 인권을 말하기 앞서 유신정권이 짓밟은 인권에 대해 말해야 한다. 박 전대표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고 거듭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