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원전 1호기, 냉각수 유출 보고 안해
정부에 보고도 안하고 쉬쉬, 원전 안전에 대한 불신 증폭
4일 밤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원전비리로 가동이 중단됐던 신고리 1호기의 내부문건을 보니 누출돼서는 안 되는 냉각수가 흘러나왔다고 돼 있다.
사고 당시 사진에는 냉각수가 마르면서 붕산이 허옇게 드러나 있다.
핵 연료봉에 직접 닿는 냉각수는 스트론튬 같은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고, 강한 산성으로 다른 부품을 부식시키기도 해 누출되면 안 된다.
서균렬 교수 서울대 원자력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다음에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죠. 사실 스리마일 섬 사고 때도 이게(냉각수 유출이) 단초가 됐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스리마일섬 사고란 1979년 3월 28일 미국 펜실베니아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냉각장치 파열로 핵연료가 누출된 초대형 사고를 가리킨다.
하지만 신고리 원전은 이같은 냉각수 누출 사고를 확인하고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물론 본사인 한국수력원자력에는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최근에 그거(사고) 없다고 그러던데요?"라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보고를 못 받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본사 설비처에서는 그걸(보고를) 안 받을 수가 없어요"라고 답했다.
장영진 한국수력원자력 기계기술부장은 "이리 새는 건 안 되는 건 맞아요. 안되는데... 압력을 낮췄죠. 그러다 보니까 누출이 정상화되었다"라고 누출 사실을 시인했다.
신고리 1호기는 핵심 부품인 제어케이블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5월 가동이 중단됐고, 이번 사고는 7개월동안의 보수를 거쳐 지난 1월4일 원전이 재가동되기 일주일 전에 발생했다.
당시 재가동식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참가한 바 있어, 신고리 원전측이 사전에 잡힌 재가동식을 의식해 사고를 은폐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당시 윤 장관은 재가동식에서 "2014년은 안전하고 비리없는 원전 원년으로 삼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었으나, 냉각수 유출 은폐로 '국민 신뢰'를 얻기란 요연한 일이 됐다.
한편 한수원은 이에 대해 해명자료를 통해 “본 건은 지난 12월 신고리 1호기 원자로 출력을 내기 전 냉각재 펌프를 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량의 누수로, 안전성에는 영향이 전혀 없는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인은 냉각재 배수 탱크의 압력과 수위가 다소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고, 즉시 현장에서 적절한 조치를 통해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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