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하류에서 독성물질을 뿜어내는 남조류가 조류주의보 기준의 7배 가까이 검출됐으나 환경부는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YTN>에 따르면, 1천만 서울 시민의 상수원인 한강 상류에서 녹조의 주 원인인 남조류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4대강 공사로 보 3개가 설치된 남한강에서 녹조 현상의 조짐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보 3개를 지나 팔당댐을 흘러들어가는 남한강 하류에서 녹조 현상의 주원인인 남조류 세포가 1㎖에 무려 3천469개나 검출됐다. 조류주의보가 발령 조건 가운데 하나는 남조류가 500개 이상이 나와야 하는데 이번에 무려 7배 가까이 검출된 것.

조류주의보는 남조류 외에도 엽록소가 1㎥에 15㎎ 이상 검출돼야 하고 남조류와 엽록소, 이 두가지 조건이 연속으로 두차례 충족돼야 발령되나, 남조류 세포 3,469개가 나온 남한강 하류는 엽록소 수치가 13.1밀리그램이며 2회 연속 기준을 넘기지는 않아 아직 조류주의보가 발령되지는 않았다.

문제는 이처럼 남한강 하류에서 남조류가 많이 나왔는데도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당초 팔당댐 부근과 북한강 하류, 그리고 남한강 하류 3곳에서 남조류 수치를 조사했지만 기준치 이하인 385개가 검출된 댐 부근 수치만을 공개했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 <YTN>에 "3곳을 다 조사했지만 통상 댐 부근 수치만 공개해왔다"며 "숨기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남한강 수계와는 달리 소양강 의암, 청평댐 등을 거치는 북한강 수계 조사에서는 남조류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