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48시간 이내에 교수형에 처해질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 정국이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미 NBC 방송은 28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미군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후세인 전 대통령이 오는 31일 이전에 교수형에 처해질 것"이라며 "이르면 29일 교수형이 실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후세인을 인도해 달라는 공식 요청을 접수했다”며 “이는 교수형 실행의 마지막 단계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일반의 예상보다 빠른 사형 집행 추진은 사형 집행 시간을 끌 경우 바트당 등 수니파의 대공세로 이라크 정국이 대혼란 상태로 빠져들고, 프랑스-인도-바티칸 등 국제사회 및 세계인권단체의 사형 판결 비난공세가 커지면서 자칫 후세인을 교수형시키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이라크 정부와 미국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후세인의 담당 변호사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후세인은 전쟁포로에 준하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그를 교수형에 처하려는 미국과 이라크 정부의 계획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후세인의 변호를 맡고 있는 카릴 알 두라이미는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가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사회와 국제재판소 그리고 유엔사무총장과 아랍 국가를 포함한 모든 세계 지도자들은 미국이 후세인을 이라크 정부에게 인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로마 교황청은 사형은 가톨릭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후세인에 대한 교수형 집행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와 인도도 후세인 사형을 반대한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후세인이 교수형을 위해 이라크 정부에 인도될 경우 폭력 사태가 극에 달할 것으로 우려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한 측근은 “말리키 총리가 폭력 사태 악화를 우려해 후세인이 교수형 당일까지 미국 감옥에 수용돼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바그다드에서는 미군에 대한 무장 세력의 공격이 계속돼 4명이 숨졌으며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사망한 미군 병사는 98명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