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찰 1만명, 李대통령 참배 철통방어
李대통령 샛길로 입장, 일부 학생들 쇠고기 수입 비판시위
경찰은 행사시작 4시간 여 전부터 반대시위가 기습적으로 열릴 것에 대비, 5.18 국립묘지 입구 주변 수 킬로미터에 1만여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경찰버스 수백대를 동원해 시위대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또한 시위진압용 장비인 물대포 살수차까지 행사장 주변에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해 노무현 대통령이 대학생들의 기습시위로 기념식장 뒷문으로 입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올해 미국 쇠고기 반대시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규모 병력이 파견됐다"고 해명했다.
행사장 입구에서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진입하는 차량과 인원의 출입증과 신분증을 일일이 대조하면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행사 참석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경찰의 삼엄한 경비 탓인지 긴장했던 것과는 달리 큰 충돌이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입장을 하기 위한 일부 대학생 시위대들과 경찰이 입장여부를 놓고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진 정도였다.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광주,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 학생 40여명은 "국민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미친소 수입! 이명박을 규탄한다" "섬긴다던 국민 평개치고 미국만 섬기는 이명박을 규탄한다" "5월 영령 앞에 부끄럽지도 아니한가. 2MB 이 땅을 떠나라" 등의 피켓을 들고 행사장 입구 폴리스 라인 안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지휘한 사회자는 "조중동이 이날 시위를 보고 '학생들 폭력시위'라고 제목을 달아 사태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철저히 비폭력 시위로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고 우리의 주장을 전달하자"고 외치기도 했다.
오전 9시 55분에 행사장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은 입구에서 펼쳐진 시위대를 본 탓인지, 이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인파와 취재진이 모여있던 '민주의 문'으로 입장하지 않고, 묘지 옆으로 난 샛길로 입장했다.
기념식이 열린 5.18 국립묘지 외 광주시립묘지에서 참배를 한 농민-노동단체 인사들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오전 7시께 묘지를 찾은 '전국민주연합노조' 회원 40여명은 "미친소 수입저지, FTA 경제침탈 저지, 비정규직 대량해고, 신자유주의 반대, 노동자 민중 다 죽이는 양키 고홈 이명박 반대"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놓고, 묘소를 참배했다.
경찰의 시선이 미치지 못한 광주시립묘지에는 "대운하 절대 반대" "보이지 않는 공포, 광우" "80년엔 총! 지금은 광우병! 우리 국민 다 죽이는 미국을 반대한다" "한미 쇠고기 협상 전면 무효화 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나부끼고 있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