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28주년을 맞는 5.18 기념행사가 평화적으로 치러져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 참배에 반발하는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에 협조를 요청했다.

박광태 광주시장과 강박원 광주시의회 의장, 안순일 광주시교육감은 16일 공동으로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5ㆍ18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민주인권도시의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으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기념행사가 평화롭고 경건하게 치러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김종철 전남도의회 의장, 김장환 전남도교육감도 "5ㆍ18 기념식과 같은 성스러운 자리를 투쟁과 갈등의 장으로 비춰지게 해서는 안된다"며 "민주적 가치가 이 땅에 더욱 깊이 뿌리내리도록 시도민들이 위대한 판단을 해 주실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치단체장들이 일제히 평화로운 기념식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단체들이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ㆍ전남 농민연대 등 농민단체는 이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하는 등 5월 정신을 훼손했다며 기념식 참석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분노한 농민들과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은 정부 책임"이라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5.18기념재단을 비롯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대통령에게 참배후 면담을 요청하며,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평화로운 기념식을 약속할 수 없다며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어 광주에는 긴장감이 팽팽히 고조되는 분위기다.

또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때 시위를 벌여 노 대통령이 뒷문으로 입장하게 만들었던 한총련도 17일 조선대에서 전국 대학생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