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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 시민, 서울광장서 촛불 밝혀

<현장> 전국 24곳 동시 촛불문화제 "고시 연기는 국민승리"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무효화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14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24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서울광장 2만여명, 정부 고시 연기에 '환호'

1천8백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는 이날 장소를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옮겨 오후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3시간 반 동안 2만여명(경찰추산 7천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주최측 기대에는 밑도는 인원이었지만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인 2만여명의 참석자는 지난 해 한미FTA범국민운동본부의 범국민대회, 지난 3월 대학등록금 집회를 뛰어넘는 최근 들어 가장 많은 규모였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15일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장관 고시를 연기하기로 한 데 대해 이를 국민 승리로 규정하며 환호하면서, 나아가 한미 쇠고기 전면 무효화 및 재협상을 위해 촛불문화제를 확산시켜나갈 것을 다짐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은 국민 생명 걸고 벌이는 투기"

이날 촛불문화제는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일반 시민들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자유롭게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빈파 광우병서울감시단 공동대표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은 투기꾼으로 강부자 내각을 구성한 이명박 정부가 이번엔 국민의 생명을 걸고 또 한판의 투기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 부모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촛불문화제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언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시민은 “우리나라의 대표 언론이라 자화자찬하는 조중동은 촛불문화제의 배후세력을 친미, 친북세력이라 하고 자신들도 구내식당에서 안 먹는 미국산 쇠고기를 안전하다고 광고하고 있다”며 최근 <조선일보> 구내식당에 호주산 쇠고기 품질인증을 붙여놓은 것을 꼬집으며 “이런 언론이 어떻게 우리나라 대표 언론인가”라고 질타했다.

민언련은 촛불문화제에 앞서 오후 6시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조중동’의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날 자유발언자 중에 가장 고령이었던 최석용(73)씨는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노무현 정권에 이어 설거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건 설거지가 아니라 미국에서 모은 쓰레기를 들여오는 것”이라며 “내 아들, 딸, 손주들이 이걸 먹고 탈이 났을 때 누가 책임질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돈문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카톨릭대) 의장은 “미국산 쇠고기가 그렇게 안전하다면 이를 유일하게 믿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관리들을 미국으로 보내버리고 광우병 위험 없는 세상에서 살자”며 “영어 몰입 교육이 필요한 대상은 영어 단어 하나 해석 못하는 바로 이들”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민주노총 "장관 고시 강행하면 노동계 파업투쟁 직면할 것"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정부는 장관 고시 연기를 통해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촛불의 열기가 사그라들기를 바라는 시간끌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만약 이후라도 고시가 강행되면 운수하역노동자들의 운송 거부를 비롯해 노동계의 파업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려대 출교생에서 2년만에 다시 복학생이 된 김지운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소망교회를 다니더니 결국 이 정부가 ‘소로 망하는 정부’가 돼가는 것 같다”며 “김씨는 또 “정부는 촛불집회 주최자와 괴담 유포자를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하지만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괴담을 퍼트리는 조중동과 정부야말로 사법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받은 인물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강 의원은 지난 몇 차례 촛불문화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참석자들의 연호 속에서 단상에 올라 미국에 빼앗긴 검역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기갑 "한나라당, 잘못한 자식 치마 폭에 감고 있어"

강 의원은 “정부의 장관 고시 강행으로 부산 창고에 있는 수천톤의 광우병 쇠고기가 풀릴뻔 했지만 결국 전국에서 일어난 촛불들로 이를 막았다”며 “이걸로 끝이 아니라 정부로 하여금 재협상을 위해 고시를 연기했다는 발표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협상 자체보다 더 중요하 것이 협상 내용”이라며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위험물질을 모두 제거한 소를 수입하고 과련된 모든 가공식품의 수입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한나라당에게 돌려 “여당이라면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의 한나라당은 마치 잘못한 자식을 치마 폭에 감아서 매 안맞게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4년간 거주하다 2년 전 귀국한 주부 이선영씨는 미주한인주부들의 모임을 대신해 나와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주부들의 자제 제작 동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촛불문화제가 오후 9시를 넘어서자 경찰 관계자들이 문화제에 참석한 중.고생들에게 강압적으로 신원을 확인하려고 해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민대책회의는 15일에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이어가며 인터넷 모임 ‘정책반대시위연대’도 이날 오후 4시부터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별도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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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7 12
    감사해라

    그게다 장군님덕이다
    장군님이 누구 공산당 입당원서 쥐고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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