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성화의 서울 봉송이 이뤄진 27일 성화 봉송을 저지하려는 국내 우익단체와 이에 항의하는 중국인들 사이에 최악의 물리적 충돌이 발발, 향후 한-중간 외교문제 등으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양측간 충돌은 성화 봉송 행사 시작 전부터 빚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북한인권 보호를 주장해온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러첸씨와 자유청년연대 최용호 대표가 반중국 집회에 참석하려다가 몽촌토성역 입구에서 국내의 중국 유학생들로 보이는 친중국 시위대 100여명에게 20여분간 둘러싸였다. 이들은 폴러첸씨와 최씨를 둘러싸고 위압적 구호 등을 외치다가 경찰이 투입되자 해산했다.

성화 봉송을 한시간 앞둔 이날 오후 1시께 기독교사회책임의 서경석 목사 등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저지 시민연대' 회원 180여명은 올림피아나 관광호텔 앞과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 모여 중국의 탈북주민의 강제송환과 중국의 티베트 시위 무력 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중국인들은 강력 반발하며 오성홍기 등을 흔들며 비난을 퍼부었고, 성화가 출발한 직후인 오후 2시 30분부터 평화의 문앞에서는 양측간 물리적 충돌이 시작됐다. 5천여명으로 불어난 중국 유학생 등은 플라스틱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고 곧이어 각목, 보도 블럭 등을 마구 던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에 병력을 투입해 물병과 보도블록 등을 투척한 중국인 유학생 2명을 붙잡아 연행했다.

이 과정에 한 일간지 사진기자가 날아온 각목에 맞아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고 인근 서울아산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오후 2시 55분께는 성화 봉송로 중 신천역 인근 코스에서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47) 가산 디지털단지 역장이 주자로 뛰는 순간, 탈북자 장모(33)씨가 뛰어들어 성화 봉송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려다가 경찰에 의해 곧바로 끌려나갔다.

이어 오후 3시 40분께는 역삼역 인근에서 시너통을 들고가던 북한인권단체 회원 2명이 이를 저지하려던 경찰관에게 시너를 뿌리며 저항하다 체포됐다.

오후 5시15분께 봉화의 최종 목적인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 모여있던 중국인 시위대 중 일부가 광장 맞은 편 프라자호텔 앞에서 티베트와 대만 국기를 흔들고 있던 반(反)중국 시위대를 보고 몰려왔다. 당황한 반중국 시위대는 호텔 안으로 도망쳤고 친중국 시위대 100여명은 오성홍기가 달린 깃대를 흔들면서 호텔 안으로 진입해 `쨔오우 중궈(화이팅 중국)'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이 과정에 시위대가 호텔 로비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제지하던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박모 의경이 시위대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머리가 찢어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중국인들이 호텔로 진입한 지 20분만인 오후 5시35분께 이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고 호텔 앞을 봉쇄했다.

이처럼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음에도 올림픽 공원을 출발한 성화는 한남대교를 건너 동대문, 청계천,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 오후 7시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무사히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