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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봅슬레이 대표팀, 사상 첫 월드컵 출전권 획득

500달러짜리 '골동품' 봅슬레이 빌려 타고 거둔 눈물겨운 성과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사상 첫 월드컵 시리즈 진출권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썰매종목의 개척자로 통하는 강광배 감독(강원도청)이 이끄는 봅슬레이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파크시티 경기장에서 치러진 '2008 아메리카컵' 2차 대회 2인승 경기에서 8위를 기록했다.

전날 펼쳐진 1차 대회에서 7위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시즌 국가별 랭킹 포인트에서 18위를 차지, 20위까지 주어지는 2008-2009시즌 국제봅슬레이연맹(FIBT) 월드컵 시리즈 출전권과 함께 내달 세계선수권대회(독일 알텐베르크)에 출전권도 따냈다.

한국 봅슬레이가 국제대회에서 '톱10'에 포함된 것은 물론 월드컵 시리즈 출전권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감독 겸 선수로 나선 강광배 감독의 역할이 컸다.

루지와 스켈레턴 선수로 3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강 감독은 이번 아메리카컵 투어에 2인승 봅슬레이 파일럿(조종수)으로 출전, 브레이크맨 역할을 맡은 이진희(강릉대학교)와 호흡을 맞추면서 1차 대회 7위와 2차 대회 8위의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이번 성과는 대표팀 전용 봅슬레이가 없어 대회 기간 동안 주최측에 500달러(우리돈 약 47만원)를 내고 대여한 봅슬레이를 타고 출전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값진 성과로 여겨짐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봅슬레이의 표면에는 'KOREA'라는 마크 대신 'USA' 마크가 선명했다. 1993년에 사용하다 창고 보관돼 있던 '골동품' 봅슬레이였다는 것이 강광배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 2003년 강원도청 봅슬레이팀이 창단할 당시 2인승 봅슬레이 1대를 구입했으나 현재는 탈 수 없을 만큼 파손, 대회 때마다 빌려서 경기에 나설 수 밖에 없는데다 전용 봅슬레이가 있다고 해도 훈련근거지인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데만 왕복 500만원의 비용이 들어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상 봅슬레이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시리즈 출전권과 세계선수권출전권을 따낸 강광배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종 목표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봅슬레이 대표팀이 사상 첫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라며 "내년 시즌 월드컵 시리즈 출전권을 따낸 것 자체가 올림픽 티켓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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