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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대표선수들, 전지훈련 참가 거부

무원칙한 코칭스태프 교체에 반발. 천영석 탁구협회장 태도변화 압박

유남규-현정화 남며 탁구국가대표팀 감독 동반사퇴로 촉발된 탁구계 내분사태에 대표팀 선수들까지 가세했다.

유승민, 주세혁, 박미영, 문현정(이상 삼성생명), 김경아(대한항공), 곽방방(KRA) 등 대표팀 주축선수 6명은 19일 오후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탁구협회의 무원칙한 코치진 교체와 관련, 현재의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20 - 30일로 예정된 일본 전지훈련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수비의 귀재'로 통하는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우승자 주세혁은 "잦은 코칭스태프 교체로 혼란스럽다"고 최근의 상황에 불만을 드러냈고, 김경아 역시 "현정화 감독, 강희찬 코치와 3년 넘게 훈련해 선수의 장단점과 성격까지 잘 이해하고 있다.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8개월 앞두고 코치진을 바꾼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현정화-강희찬 코칭스태프의 복귀를 희망했다.

앞서 탁구협회는 전임 유남규, 현정화 감독이 천영석 회장의 독선적인 협회 운영과 기술위원장 겸직에 따른 코칭스태프들에 대한 지휘권 침해 등을 이유로 사퇴한 이후 그 후임으호 서상길, 윤길중 감독을 신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천 회장 역시 기술위원장 겸직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바 있다.

천 회장의 현 체제 고수의 명분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명예롭게 물러나겠다는 것.

그러나 당장 내년 초에 있을 세계선수권대회와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해야 할 대표선수들까지 전지훈련을 거부하고 나섬에 따라 천영석 회장은 선수들이 요구한 '상황변화' 없이는 스스로 밝힌 명분을 실현시키기 어렵게 됐다. 대표선수들이 요구한 '상황변화'는 곧 '유남규-현정화 체제'로의 환원이고, 이를 위해서는 천영석 회장이 신임 대표팀 코칭스태프 선임을 철회하고 기술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변화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천영석 회장으로서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기는 하나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삼성생명, 대한항공, KRA 선수들도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선수들과 뜻을 같이하기로 해 사실상 대표팀 전원의 물갈이도 어려울 뿐더러 최상의 전력을 구성하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탁구협회 산하 전국 대의원들이 요구한 임시총회가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아 21일 열려 천회장의 불신임안을 가결시킬 것으로 예상됐으나 천 회장을 중심으로한 이른바 '회장파'에서 같은 날 총회소집을 요청, 체육회가 '회장파'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천 회장에 대한 탄핵은 일단 물건너간 상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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