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격의 메카' 태릉사격장 내년초 철거
대체사격장 건립재원 200억여원 조달대책 '막막'
문화재보호구역인 태릉 경내에 위치,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걸림돌로 지적되어오던 '한국사격의 메카' 태릉사격장이 사격계의 거센 발발에도 불구하고 내년초 철거된다.
문화재청 "내년에 태릉사격장 철거"
문화재청은 7일 "2008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태릉사격장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당초 연내에 태릉사격장에 대한 단계적인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대한체육회 김정길 회장이 지난 2일 유홍준 문화재청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올 연말까지 태릉 사격장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시간을 갖기로 합의한바 있다.
이로써 각종 국내 사격대회가 열려왔고 대한사격연맹 등록선수중 60% 가량의 수도권 선수들의 훈련장이었던 태릉사격장이 대체사격장 건립 등 아무 대책없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사격계는 대체사격장이 없는 상태에서 태릉사격장을 떠날 수 없으며, 대체사격정 건립 이전에 태릉사격장에 대한 강제철거가 이루어지면 안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측은 이미 2005년부터 12차례에 걸쳐 문화관광부와 서울시, 대한체육회에 사격장 폐쇄 예고와 함께 대체시설 마련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 대책마련을 위한 시간적인 여유를 줄만큼 줬고, 특히 현재 태릉사격장의 존재가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유네스코의 실사가 내년 3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최대한 빨리 태릉사격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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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지시로 탄생, 40여년간 '한국 사격의 심장'역할 수행
태릉사격장의 역사는 4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1968년 4월 국가사적지인 태릉 동분에서 직선 거리 100m 떨어진 곳에 종합사격장을 기공하고 1970년 9월 대한사격연맹에 대지 및 임야 사용허가를 내줬다.
이 과정에 '1971년 아시아사격선수권 대회 종료 후 가능한 최단시일 내에 사격장을 타처로 이전할 것'과 '당국이 당해 재산을 필요로 할 시에는 언제든지 당해재산의 사용승인을 취소하며 사용자는 이에 응해 즉시 원형을 복구할 것'이라는 허가조건이 붙어있었으나 국가사적지 내의 사격장 건립이라는, 요즘이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사격계 실력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 측근이었고, 문화재관리국장 또한 군부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 또한 이곳에서 자신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각료들 사격대회를 여는 등 태릉사격장을 애용했다. 사격에서 군인 출신이 아닌 김용환 당시 재무장관이 1등을 차지해 박 대통령의 총애를 받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태릉사격장의 건립 이후 태릉사격장에서 훈련한 수많은 선수들이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숱한 메달을 획득, 태릉사격장은 그야말로 한국 사격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시설 운영권 둘러싼 특혜시비,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맞물려 폐쇄결정
그러나 지난 1998년 5월 감사원이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경호실장을 지낸 박종규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재단법인 태릉푸른동산이 국민체육진흥공단(문화재청이 1977년 9월 태릉사격장 사용허가 내줌)으로부터 사용권 전대를 통해 태릉사격장을 운영해온 부분에 대해 특혜시비가 일었고, 국유재산법 위반이라고 지적,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국유재산 사용허가를 취소했다.
이후 태릉사격장을 운영한 곳은 재단법인 한국사격진흥회. 문화재청은 대한사격진흥회에 태릉사격장의 유상사용권을 주는 조건으로 태릉사격장 시설을 매입한 뒤 국가에 기부채납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2005년 12월 대한사격진흥회의 사용권을 취소했다. 그러나 한국사격진흥회는 이후에도 태릉사격장에 대한 점유를 계속해왔다.
이에 문화재청은 결국 대한사격진흥회측에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지난 10월 1일 태릉사격장의 폐쇄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문화재청, "최종목표는 태릉선수촌 철거". 정부차원 대책마련 시급
태릉사격장 철거문제와 관련, 문화재청이 사격계의 어려운 현실을 무시하고 철거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그보다는 이미 2년전부터 예고되어온 상황에 대해 이렇다 할 대책논의나 대안마련 없이 시간을 허비한 사격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문화관광부는 서울시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사격장 시설을 신축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나 200억여원에 달하는 대체사격장 건설재원 마련방안도 막막하거니와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사격장 건립과 관련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부지확보 자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문화재청의 최종목표가 태릉선수촌의 철거를 통한 조선왕릉의 완전복원에 있다는 점이다.
태릉선수촌의 철거는 곧 세계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유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고, 분야별 유망주 육성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체육계 스스로의 대책마련은 물론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재청 "내년에 태릉사격장 철거"
문화재청은 7일 "2008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태릉사격장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당초 연내에 태릉사격장에 대한 단계적인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대한체육회 김정길 회장이 지난 2일 유홍준 문화재청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올 연말까지 태릉 사격장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시간을 갖기로 합의한바 있다.
이로써 각종 국내 사격대회가 열려왔고 대한사격연맹 등록선수중 60% 가량의 수도권 선수들의 훈련장이었던 태릉사격장이 대체사격장 건립 등 아무 대책없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사격계는 대체사격장이 없는 상태에서 태릉사격장을 떠날 수 없으며, 대체사격정 건립 이전에 태릉사격장에 대한 강제철거가 이루어지면 안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측은 이미 2005년부터 12차례에 걸쳐 문화관광부와 서울시, 대한체육회에 사격장 폐쇄 예고와 함께 대체시설 마련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 대책마련을 위한 시간적인 여유를 줄만큼 줬고, 특히 현재 태릉사격장의 존재가 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유네스코의 실사가 내년 3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최대한 빨리 태릉사격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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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지시로 탄생, 40여년간 '한국 사격의 심장'역할 수행
태릉사격장의 역사는 4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1968년 4월 국가사적지인 태릉 동분에서 직선 거리 100m 떨어진 곳에 종합사격장을 기공하고 1970년 9월 대한사격연맹에 대지 및 임야 사용허가를 내줬다.
이 과정에 '1971년 아시아사격선수권 대회 종료 후 가능한 최단시일 내에 사격장을 타처로 이전할 것'과 '당국이 당해 재산을 필요로 할 시에는 언제든지 당해재산의 사용승인을 취소하며 사용자는 이에 응해 즉시 원형을 복구할 것'이라는 허가조건이 붙어있었으나 국가사적지 내의 사격장 건립이라는, 요즘이라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사격계 실력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 측근이었고, 문화재관리국장 또한 군부 출신이었기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 또한 이곳에서 자신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각료들 사격대회를 여는 등 태릉사격장을 애용했다. 사격에서 군인 출신이 아닌 김용환 당시 재무장관이 1등을 차지해 박 대통령의 총애를 받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태릉사격장의 건립 이후 태릉사격장에서 훈련한 수많은 선수들이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숱한 메달을 획득, 태릉사격장은 그야말로 한국 사격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시설 운영권 둘러싼 특혜시비,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맞물려 폐쇄결정
그러나 지난 1998년 5월 감사원이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경호실장을 지낸 박종규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재단법인 태릉푸른동산이 국민체육진흥공단(문화재청이 1977년 9월 태릉사격장 사용허가 내줌)으로부터 사용권 전대를 통해 태릉사격장을 운영해온 부분에 대해 특혜시비가 일었고, 국유재산법 위반이라고 지적,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국유재산 사용허가를 취소했다.
이후 태릉사격장을 운영한 곳은 재단법인 한국사격진흥회. 문화재청은 대한사격진흥회에 태릉사격장의 유상사용권을 주는 조건으로 태릉사격장 시설을 매입한 뒤 국가에 기부채납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2005년 12월 대한사격진흥회의 사용권을 취소했다. 그러나 한국사격진흥회는 이후에도 태릉사격장에 대한 점유를 계속해왔다.
이에 문화재청은 결국 대한사격진흥회측에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지난 10월 1일 태릉사격장의 폐쇄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문화재청, "최종목표는 태릉선수촌 철거". 정부차원 대책마련 시급
태릉사격장 철거문제와 관련, 문화재청이 사격계의 어려운 현실을 무시하고 철거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그보다는 이미 2년전부터 예고되어온 상황에 대해 이렇다 할 대책논의나 대안마련 없이 시간을 허비한 사격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문화관광부는 서울시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사격장 시설을 신축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나 200억여원에 달하는 대체사격장 건설재원 마련방안도 막막하거니와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사격장 건립과 관련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부지확보 자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문화재청의 최종목표가 태릉선수촌의 철거를 통한 조선왕릉의 완전복원에 있다는 점이다.
태릉선수촌의 철거는 곧 세계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유지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고, 분야별 유망주 육성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체육계 스스로의 대책마련은 물론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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