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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 얇은 글러브 착용 확대 논란

KO 빈도 늘어난다는 보장없고 오히려 선수위험 가중 우려

극심한 침체에 빠진 프로복싱계가 KO 승부 빈도를 늘리기 위해 솜이 덜 들어간 얇은 글러브 착용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보영 한국권투위원회(KBC) 부회장 겸 사무총장은 지난 12일에 끝난 중국에서 열린 PABA 총회에서 "한국도 내년부터 슈퍼플라이급(52.16㎏) 이하 네 체급 경기에서 8온스(226g)와 6온스(170g) 글러브를 혼용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이에 대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6온스 글러브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얇은 글러브 사용 확대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구체적 방안은 국제규정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논타이틀 매치에 한해 미니멈급, 라이트플라이급, 플라이급, 슈퍼플라이급 네 체급 6회전, 8회전 경기에서 당사자 합의를 거쳐 6온스 글러브를 착용하게 하는 방안이다.

세계 복싱계는 1960년대까 6온스와 8온스 글러브를 혼용했으나 선수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실제로 선수가 경기중 사망하거나 누적된 펀치에 의한 후유증, 이른바 '펀치 드렁크'로 인한 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현행 8온스와 10온스 글러브 혼용으로 글러브 사용방식을 변경했다.

참고로 아마추어복싱은 웰터급(69㎏)까지는 8온스, 미들급(75㎏) 이상은 10온스 글러브를 끼고 싸우다가 1996년 1월부터 모두 10온스로 통일해서 사용해오고 있다.

그러나 두꺼운 글러브를 사용함으로 인해 KO 승부의 빈도가 떨어져 펀치공격은 물론 킥공격, 무릎공격, 꺾기와 조르기 등 위험한 공격기술이 허용되어 KO 승부가 빈번한 이종격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진감 면에서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따라서 이번 경량급 경기에서의 얇은 글러브 착용확대 방안은 프로복싱 경기에서 파괴력이 상대적으로 큰 얇은 글러브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KO 승부를 늘려 팬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아 보겠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얇은 글러브 도입 획대가 프로복싱 경기에 있어서 KO 승부의 빈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어떠한 실증적 통계자료를 현재로서는 찾기 힘들고, 이종격투기에 비해 평균적인 경기시간이 긴 프로복싱의 특성상 오히려 장시간 펀치에 노출된 선수들이 펀치 누적에 의한 '펀치드렁크'의 위험에만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어서 얇은 글러브 도입 확대에 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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