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비난 빗발치자 선관위 비로소 "책임 통감"

"확진자 난동" 운운하다가 文대통령까지 질책하자 허리 굽혀

2022-03-07 07: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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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사전투표 대혼란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강변하는가 하면 확진자들의 정당한 항의를 '난동'이라고까지 비하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범국민적 비난이 빗발치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질책하자 6일 밤 비로소 제대로 허리를 굽혔다.

선관위는 이날 밤 배포한 알림 자료를 통해 "안정적인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혼란과 불편을 드려 거듭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병 확산 예방과 확진 선거인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으나 안정적이고 질서 있게 투표를 관리하지 못했다"며 실태조사 결과 확인한 투표 준비·환경·투표 관리 등 세 가지 부문에서의 문제점을 자인했다.

우선 '투표 준비' 측면에서는 "사전에 임시기표소 투표방법을 제대로 안내 받지 못한 선거인이 항의 혹은 투표를 거부하거나, 기표한 투표지가 담긴 봉투를 바구니·종이가방 등 통일되지 않은 방법으로 투표소로 옮기는 등 물품 준비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투표 환경' 측면에서는 "투표소가 협소해 확진 선거인과 일반 선거인의 동선이 겹치거나, 일반 선거인의 투표가 끝난 후에도 시설관리인의 거부로 확진자 투표를 투표소 안에서 진행하지 못하거나, 창고 등에 임시기표소를 설치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투표 관리' 측면에서는 "확진 선거인에게 교부한 임시기표소 봉투에 이미 기표된 투표지가 들어있거나, 투표용지 뒷면에 선거인의 성명을 기재하거나, 확진자의 사전 투표율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함으로써 선거인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장시간 대기하기도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선관위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직접선거 원칙이 침해됐다는 지적에 많은 국민이 실망하며 질책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각종 사고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에 제기된 각종 문제점이 선거일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보다 세밀하게 준비하겠다"며 "확진 선거인이 기표한 투표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투입하는 방법 등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7일 전체 위원회의에서 확정한 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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