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트럼프에 '백기항복'. 美주가 폭등
파월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다", 트럼프 압박에 굴복
연일 미연준의 금리인상 정책을 비난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에게 파월 의장이 백기항복을 한 모양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7.70포인트(2.50%) 급등한 25,366.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1.61포인트(2.30%) 상승한 2,743.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8.89포인트(2.95%) 급등한 7,291.59에 장을 마감했다.
급등 원인은 '달라진 파월'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연설을 통해 "기준금리는 역사적 기준에 비춰보면 여전히 낮다"면서도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중립적인 수준으로 추정되는 폭넓은 범위의 '바로 밑'에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별도의 질의응답에서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응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라며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한 "미리 정해진 정책경로는 없다"면서 "향후 금융 및 경제 지표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에 매우 긴밀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달 3일만 해도 "중립수준에서 한참 멀리 있는 듯하다"며 공격적 금리인상을 예고했었다.
파월 의장이 이처럼 한달여만에 자신의 입장을 180도 바꾸면서 연말에 한차례 금리인상을 하겠지만, 내년에 예상됐던 3차례 금리인상은 속도를 늦추거나 1~2차례로 줄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월가에 확산되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파월이 돌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금리인상 저지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거래(deal)를 하고 있는데 연준이 부응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연준)은 실수를 하고 있다. 나는 직감이 있고 나의 직감은 다른 이들의 두뇌가 내게 알려주는 것보다 종종 더 많은 것을 내게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본인이 지명한 파월 의장에 대해 "나는 내가 제이(파월 의장의 애칭)를 택했던 것이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금도"라며 "누구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연준이 하는 일은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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