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경제가 걱정", "교과서문제 잘 해결됐으면"

수구세력 결집 메시지? 심상정 "한줌 세력의 반격 시작됐다"

2016-12-19 2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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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정지 상태인 박근혜 대통령이 날로 악화되는 경제와, 폐기 위기에 몰린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 등을 걱정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헌재 답변서를 통해 모든 국정농단을 전면 부인하고 헌재 심판을 늦추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을 호위하는 수구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박 대통령 대선 승리 4주년인 19일 <뉴스1><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은 8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주말 박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한 말을 전했다.

<뉴스1>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주말 참모들과 만나 "경제가 걱정되고 교과서문제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고, AI(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선 걱정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항상 생각하는 게 나라 걱정"이라며 "법률 대응은 차분히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또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8차 촛불집회가 있었던 지난 주말에는 참모들에게 "주말마다 나와서 일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으며 "경제가 걱정"이라는 우려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 상황 설명은 전화나 대면으로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TV 뉴스 등을 통해 최 씨의 1심 재판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이 최 씨 의혹 및 탄핵심판 등에 대한 언론 보도는 챙겨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박 대통령 발언은 단순히 우려 표명을 넘어서 수구세력 결집이라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최근 경제 악화는 국내외 경제계에서 '박근혜 리스크'라 불릴 정도로 박 대통령이 초래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800억원대의 강제모금을 하면서 대기업 총수들은 청문회에 불려나와야 했고 일부는 출국금지까지 당해야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경제가 걱정"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직무정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제 걱정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으려 하는 셈.

특히 박 대통령이 이미 교육-역사학계에서 탄핵 당한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가 잘 해결되길 원한다는 발언은 단지 박정희 대통령 미화 교과서 탄생을 염원하는 차원을 넘어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수구세력의 결집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밖에 혹한 속에서도 8차례나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는 국민들은 도외시하고 주말마다 출근한 참모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대목은 박 대통령이 촛불국민들에게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음을 감지케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대해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모종의 반격을 시도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상무위 회의에서 "한 줌 민주주의 부적응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며 "당정청이 한 몸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 온갖 유언비어로 보수적 국민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그러면서 "헌정유린사범들의 반격의 총본산은 청와대"라면서 "대통령은 직무정지 됐지만 청와대는 가동되고 있다. 1천명의 인원들이 여전히 일을 하고, 영수증 없이도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이 4천만원이나 된다. 국회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청와대의 부정한 가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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