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정부, 고리 1호기 '폐로'키로
월성 1호기도 폐로될듯, 총선 앞두고 '피플 파워' 의식
정부의 이같은 입장 전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후원전 수명연장에 반대하는 PK(부산경남) 여론을 묵살할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민심 이반이 더욱 심화돼, 총선에서 여권이 참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부산시 당정협의에서 "고리원전 1호기 폐쇄는 중요한 문제로, 내가 정부의 입장을 파악해 보니 부산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원전 예찬론자인 김 대표는 그동안 "전문가에게 맡기자"며 폐로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던 그가 총선이 임박하자 입장을 바꾼 셈이다.
고리 1호기 폐로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서병수 부산시장도 "월성 1호기 등과 연계돼 있어 폐로 결정 시기를 정부 차원에서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반드시 폐로를 관철하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고리 1호기 재연장 결정 시한인 6월 중에 정부가 폐로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리 1호기 폐로는 2012년 대선때 야권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제기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문 후보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된 후에도 일관되게 고리 1호기 폐로를 주장하고 있다.
PK 여론도 폐로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사실 고리 1호기 재연장에 대해서는 부산시민 64.2%가 반대를 분명히 했고, 부산·울산·경남(김해·양산) 지역 국회의원 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7명 중 절대다수인 16명이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지난해 6·4지방선거때 새누리당 후보인 서병수 부산시장과 울산의 김기현 시장도 "고리 1호기를 반드시 폐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동안 정부가 고리 1호기 수명 재연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내세운 논리는 '전력수급 차질'이었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공개한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사전평가' 보고서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모두 폐로해도 2025년까지 전력 수급은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정부여당이 고리 1호기 폐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따라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를 열어 수명 연장 여부를 다룰 월성원전 1호기도 '폐로' 쪽으로 방향이 잡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성 1호기 역시 인근지역 주민 65%가 폐로를 원할 정도로, 정부의 수명 연장 시도에 대한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총선이 임박하자 정부여당도 '피플 파워'를 의식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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