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상최대 무역적자, '아베노믹스 종언'
달러-물량기준으론 수출 감소, 아베 '2차 소비세 인상 포기'
일본 재무성은 22일 9월 무역수지 적자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높은 9천583억엔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7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자, 월별 적자규모로는 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다. 무역적자도 전월보다 17.3% 급증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4∼9월) 무역수지 적자도 5조4천271억엔을 기록하면서 작년도 상반기의 무역적자(4조9천963억 엔)를 크게 상회하는 동시에, 상반기 무역 적자 비교가 가능한 1979년도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한 35조8천969억엔에 그친 반면, 수입은 그보다 많은 2.5% 늘어난 41조3천240억엔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수출 진흥을 통한 경기회복을 위해 2012년 12월 취임이후 엔화 가치를 30%이상 평가절하시키는 엔저 정책을 추구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보여주는 더 분명한 증거는 엔저로 수출이 약간 늘어난 것처럼 보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엔화 기준에 의한 착시현상일뿐 달러 기준으로는 크게 감소했고 실제로 수출 물량도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JP뉴스>에 따르면, 2013년도 일본 수출은 엔화기준으로 9.5% 증가했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도리어 10.2% 감소했다. 물량기준으로도 1.5% 줄었다.
2014년 2분기 역시 수출은 엔화 기준으로는 0.1% 증가했지만 달러기준으로 3.6% 감소했고 물량 기준으로도 1.0% 감소했다.
미국 재무부 역시 최근 ‘환율보고서’를 통해 “놀랍다”고 지적했을 정도로, 아베노믹스가 수출 진흥에도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아베가 아무리 엔저 지원책을 펴봤자, 도요타 등 국제적 제품경쟁력을 갖춘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이나 기업에만 도움이 될 뿐, 소니 등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이나 기업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엔저 정책은 도리어 에너지, 곡물 수입비용을 크게 높이면서 일본 가계와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들에게 치명타가 되고 있다.
이처럼 아베노믹스가 실패로 결론나면서 지지율이 폭락하는 등 역풍이 거세게 불자, 아베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10월 단행하기로 했던 2차 소비세 인상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며 한발 물러나야 했다.
이같은 아베노믹스의 실패는 이를 추종하던 최경환 경제팀에게도 크게 당혹스런 결과일 수밖에 없어, 향후 최경환 경제팀의 대응이 주목된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 역시 그 근원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수출기업의 제품경쟁력 약화와 극심한 양극화가 주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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