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가 16일 오후 대선 불출마 및 정계 은퇴를 공식화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지지자들의 반대로 기자회견이 막히자 대신 배포한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깊은 고뇌 끝에 저는 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또 “오늘부로 정치활동을 접겠다”며 정계은퇴도 선언, 일각에서 제기되던 정계에서의 새로운 역할론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고 전 총리는 “지난 일 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왔다”며 “그러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한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저의 활동의 성과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최근 지지율 하락이 불출마 선언의 배경이 됐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 동안 저는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누차 말씀드린바 있다. 대선의 해를 여는 새해 첫 달 지금이 그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보다 훌륭한 분이 나라의 조타수가 되어 하루 빨리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라에 희망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 전 총리의 기자회견을 무산시켰던 지지자들은 고건 캠프 측이 기자회견문을 배포하자 격렬하게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의 내용은 총리님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향후 다시 기자회견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을 부정했다.

다음은 고건 불출마 선언 전문.

고건 불출마 보도자료 전문

저는 본래 정치권 밖에 있던 사람입니다. 탄핵정국의 국가위기관리를 끝으로 평생공복 생활을 마감하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과분한 국민지지를 받게 되어 그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하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일 년 가까이, 나름대로 상생의 정치를 찾아 진력해왔습니다. 그러나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나 부족함을 통감합니다. 저의 활동의 성과가 당초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여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그 동안 저는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누차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대선의 해를 여는 새해 첫 달 지금이 그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깊은 고뇌 끝에 저는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오늘부터 정치활동을 접기로 하였습니다. 그 동안 제게 베풀어 주신 국민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여려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보다 훌륭한 분이 나라의 조타수가 되어 하루 빨리 국민통합을 이루고 나라에 희망을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07. 1. 16. 고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