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실기업 연쇄도산에 주가 급락
중국 중복과잉 부실, 한국 등 세계경제 불안요인 부상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31.33포인트(1.60%) 급락한 1,932.54로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중국 채권시장에서 첫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한 데 이어 또 다른 중국 기업들의 채권거래 정지 사태가 터지면서 연쇄 부도 우려가 커진 것이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다.
상하이의 태양광 업체 차오르(超日) 태양에너지 과학기술유한공사가 지난 7일 회사채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한 데 이어, 또다른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인 바오딩(保定) 톈웨이바오볜(天威保變)전기유한공사가 11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연간보고서를 발표하자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이날 채권과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 이 기업은 201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52억3천300만 위안(우리돈 9천1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쇄도산은 더이상 부실이 커지기 전에 태양광 부문의 중복과잉 투자를 해소하겠다는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 지방정부는 기업 부실이 발생해도 이를 지방정부가 떠맡아 왔다. 그러나 지방정부 부채가 폭증하면서 더이상 과거 방식으로 기업부실을 떠안을 수 없게 되자, 사상최초로 시장에서 청산시키는 방식을 도입한 것.
앞서 지난해말 중국의 감사원 격인 심계서는 '전국 정부성 채무 심계결과'를 통해 지난해 6월 말 현재 전국 지방정부 부채 총액이 17조8천909억위안(약 3천100조원)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심계서가 2010년 말 기준으로 공식 집계한 10조7천200억위안에 비해 2년 반 만에 67%가 폭증한 규모다.
이에 따라 태양광 뿐만 아니라 철강 등 중복과잉투자가 심각한 다른 산어부문의 부실기업들도 연쇄 부도처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으면서, 중국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한 것.
외국인과 기관은 2천813억원, 2천38억원 각각 순매도하며 주가 급락을 이끌었고 개인은 4천943억원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았으나 주가 급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 역시 차익, 비차익 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여 전체적으로 3천162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393.72포인트(2.59%) 폭락한 14,830.39으로 장을 마쳤고,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날(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도 1.1% 하락했다.
중국경제 위축 우려에 이날 상하이 동(銅)선물시장에서 동 가격이 4% 폭락하며 2009년이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원자재 시장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국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올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달러당 1,070.4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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