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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일체의 개헌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

이계진 의원은 "국민 믿고 개헌 제안 받아들여야"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개헌카드는 정치 노림수와 오기로 보인다"며 "한나라당은 개헌 논의에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9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하기 위해 긴급 최고중진연석회의를 갖고 이같은 당론을 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정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개헌논의는 중단돼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살리는데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임기 말에 민생에 전념하고 국정을 안정시켜 달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재집권을 위한 당리당략이 아닌가 한다"며 "언제까지 정치실험에 대한민국과 국민이 볼모가 돼야 하나. 대통령은 정략적 개헌발언을 즉각 중단하고, 한나라당은 개헌 논의에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당 지도부가 이 같은 입장을 결정하면서 4명의 대선주자들의 의견들을 취합했고, 그것을 기초로 해서 당의 입장을 정리했다"며 대선주자들과의 의견차이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설명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방문을 거절했고, TV 토론 등 일체의 개헌 논의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지도부의 입장을 추인받기 위해 오는 10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다.

당내에는 그러나 지도부의 이 같은 결정과는 다른 목소리도 일부 존재하고 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의 남경필 대표는 "개헌 논의가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을 만회하고 정계개편을 위한 숨은 의도가 있는 정략적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개헌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고위원회와 당 지도부는 보다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남 대표는 "또 여의도연구소, 당 전략기획위원회 등을 통한 중단기적 파급효과를 전략적으로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그리하여 한나라당이 개헌문제에 대해 명쾌하고 면밀한 입장을 정리, 국민들이 혼란해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계진 의원은 "개헌 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당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한나라당이 제안 자체를 무조건 반대한다면 본질과는 상관없이 변화를 두려워하는 수구당의 모습으로 비쳐질 위험이 있다"며 "노 대통령의 제안이 꼼수라 하더라도 속지 않을 국민의 지지가 든든한 이 시점에서 흔쾌히 받아들여, 수권정당으로서의 통을 보이고 오히려 개헌 제안에 담긴 저의 있는 꼼수를 무력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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