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9일 경제민주화 관련법에 급제동을 걸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하도급 대금의 부당한 단가인하와 발주취소, 반품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민주통합당은 여야 6인협의체를 통해 합의된 법안인만큼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측은 '기업 활동 위축', '법리적 문제 검토'를 위해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법사위는 여야 의원들의 의견대립이 계속되자 정회를 선언하고 여야 간사간 협의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전체회의를 30일 다시 열어 관련법들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법사위는 하도급법 개정안 외에도 5억원 이상의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전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밖에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유해화확물질 관리업체의 법적 책임을 강화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 역시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고, 정년 60세 의무화를 골자로 한 '고용촉진법 개정안' 역시 진통을 겪는 등 경제5단체가 격렬하게 반대한 법안들에 대한 처리가 모두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한편 박영선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경제5단체 부회장단의 면담을 거절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경제5단체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고 그들은 법사위를 방문하지도 않았다"며 "경제5단체가 일방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일부 언론이 의도적으로 악의적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