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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빈민들 표는 우습다 이거냐"

<현장> 한나라, 장애인들 반발에 1조2천5백억 삭감 "없던 일로"

“한나라당이 빈곤층, 장애인, 노인, 아동 등 복지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서민들을 볼모로 정치적 흥정과 대선놀음을 하고 있다.”

전국민중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1백60개 시민사회단체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복지예산은 1차로 사회적 취약계층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삶을 향상하는 필수 재원”이라며 “한나라당은 복지 예산을 정치적 볼모로 삼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질타했다.

"한나라, 빈곤층 복지 예산 삭감한 뒤 라면박스 돌릴 것"

이들은 “한나라당이 선심성 운운하며 예산 삭감 대상으로 삼은 노인돌보미 사업,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사업, 바우처 사업 등은 오히려 제도적 보완 대상”이라며 “제도 개선과 공공 인프라 확충과 함께 예산 증액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화살을 정부로도 돌려 “한나라당의 복지 예산 삭감 시도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복지예산 심의 과정에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지 않도록 예산을 철저하게 책정 못한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적은 재원의 서비스 제공이라는 얄팍한 계산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상임대표는 “사회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정부에게는 당연히 소외계층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한나라당이 복지 예산을 삭감한다면 이 나라 정부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이제 연말이 되면 뒤로는 복지예산을 삭감하며 말로만 사회양극화 해소를 떠들어대는 정치인사들이 전국의 독거노인, 장애인, 빈민들을 찾아다니며 라면 한 박스 풀고 돌아갈 것”이라며 정치권의 이중적 행태를 비꼬았다. 그는 “기존 기초생활보장 예산도 턱없이 부족해 실제 정상적인 생활을 어려울 정도인데 이마저도 늘리지 못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작태는 그들이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부자들의 정당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황민호 공공연맹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사회복지예산 축소에 대한 분노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여전히 정당한 복지예산 확충 요구를 마치 구걸이라도 하는 양 외면하는 한나라당과 참여정부의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전액 삭감을 주장한 복지예산에는 장애인예산을 비롯해 여성.독거노인.아동 지원 예산이 포함되어있다.ⓒ최병성 기자


한나라당, 장애인단체 반발에 1조2천5백억 삭감 "없던 일로"

이같은 반발에 한나라당은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8일 국회 예결특위에서 복지예산 삭감을 주장해 시민사회단체, 특히 장애인단체의 반발을 자초했던 한나라당 예결특위 간사인 박계동 의원은 12일 저녁 ▲중증장애인활동보조예산 2백96억원 ▲장애수당 및 장애아동수당 증액분 2천2백76억원 ▲국민기초생활보장 증액분 1조 2천5백억원에 대한 삭감 입장을 철회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소속 장애인 활동가 등이 국회 의원회관 박 의원 사무실과 송파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복지예산 삭감 철회를 주장하며 점거농성을 벌인 지 이틀만의 일이다.

박계동 의원은 이날 오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장애인 단체 4곳에 보낸 ‘보건복지위 예산삭감안 추진관련 유감 및 입장철회의 건’이라는 공문을 통해 “2007년 조정소위원회 심사자료는 야당으로서 기획예산처, 국회예결위 검토보고서, 언론 등에서 제기된 모든 문제를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만든 자료이며 결정사항이 아니라 검토안으로 만든 자료임을 밝혀드리며, 이로 인해 장애인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이 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한나라당은 07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장애인복지관련 예산확충에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독거노인 지원 예산 삭감 등은 철회 안해

그러나 한나라당은 현재까지 ▲독거노인 도우미 파견 사업(4백12억원) ▲노인수발보험시범사업(6억원) ▲노인돌보미 바우처 사업(3백90억원) 등의 노인 복지 지원 예산을 비롯해 아동, 모부자,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사업 등 총 13개 사업, 1천4백11억원에 대해서 예산 삭감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는 13일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이 삭감을 주장한 독거노인도우미파견사업, 노인수발보험시범사업, 노인돌보미바우처는 그나마 척박한 노인복지 확충을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필수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사업"이며 "보건복지부의 아동복지예산도 대부분 빈곤아동에게 지원해 주는 얼마 안되는 예산인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전체 아동복지예산의 40%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맹성토했다.

민노당은 또한 "국공립보육시설은 일반 국민들의 요구가 절실한데도 지자체가 예산 확충의 어려움으로 인해 시설확충을 회피하는 경향이 매우 많다"며 "이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 예산을 차등지원해 주거나 인센티브를 주어 국공립보육시설을 확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일이지, 지자체가 예산 확충이 어려워 기피한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나머지 복지예산 삭감 방침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향후 국회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5일에 열리는 본회의에 일정을 맞춰 한나라당 예결산위원 항의방문, 한나라당 규탄 집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국회 파행으로 예산안 심사가 연기될 경우에도 끝까지 복지예산 삭감 철회를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만약 한나라당이 이같은 요구를 거부할 경우에는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실체를 알리는 대대적 한나라당 후보 낙선 운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한 참석자는 "요즘 반노무현 반사이익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니 요즘 한나라당에게는 빈민들이나 취약계층의 표는 눈에도 안 들어는 모양"이라며 "빈민들 눈에 피눈물을 나게 만들면 내년 대선때 한나라당 눈에서도 피눈물이 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 진영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서민복지 예산을 확충해도 부족한 마당에 박계동 의원이 무조건 정부예산 삭감을 추진하다가 엉뚱하게 벌집을 건드린 꼴"이라며 박 의원측에 눈총을 던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복지예산 삭감 시도와 관련, 전국 1백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복지예산 삭감 중단을 촉구했다.ⓒ최병성 기자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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