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예결위 상설화하라", 정치쇄신 태풍
"잘못된 관행들 고쳐야", 의원연금-불체포특권 등 급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에 따르면,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오전 금융연수원 별관 회의실에서 열린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와 관련 국민들이 걱정과 우려가 컸고 여러 비판이 나왔다"며 국민적 비판을 거론한 뒤 이같이 말했다.
박 당선인은 더 나아가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가 되게 하기 위해 여러 잘못된 관행을 하나하나 고쳐 나갈 때 국민들이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로 믿음을 줄 수가 있고, 그렇게 될 때 또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들도 더 국민들의 공감을 받으면서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가 되기 위해 고쳐야 할 관행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주고 반드시 실행해야 된다"며 다른 잘못된 관행들의 대대적 타파도 지시했다.
박 당선인은 "대한민국의 큰 목표인 선진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 바로 사회적 자본을 쌓는 것"이라며 "사회적 자본이란 것은 결국 한마디로 말하면 '신뢰 사회'다. 신뢰를 서로 갖는 사회를 만들자고 할 때 그냥 말만 비춰갖고는 되지 않고 구체적으로 특히 지도자들이라든가 정부라든가 이런 데에서 앞장서서 노력할 때 상당히 사회적 자본을 쌓는 데 촉진이 될 것 같다"며 여야에 공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의 이같은 지시로 인해 '쪽지 예산'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예결위 상설화를 비롯해, 대선때 여야가 경쟁적으로 약속했던 국회의원 국민연금 폐지, 불체포특권 폐지, 의원 연봉 및 정원 감축, 무노동무임금 등 각종 정치쇄신을 둘러싼 논의가 1월 임시국회에서 급류를 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당선인의 의지가 감지된듯 정치쇄신 주장이 봇물터졌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새정부 출범과 함께 정치도 쇄신되어야 새정부의 개혁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예산심의 속기록 작성 의무화의 엄수를 위해 작성하지 않았을 경우의 벌칙도 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고, 국회 이외의 장소에서 예산안을 심사하는 것을 법규로 금지해야 할 것이다. 또 밀실, 쪽지 예산 심의의 폐단을 근절하고 벼락치기 심의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결위를 상설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 연금제도를 쇄신하고, 국회의원 정수 축소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의 과반이상을 외부인으로 구성하는 등 실질화 시키고,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고, 허위사실에 관한 면책특권은 폐지하는 등 면책특권을 제한하고, 무노동 무임금은 당연히 적용하고, 세비를 투명화하는 등 정치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며 "가칭 정치쇄신위원회 인선과 논의범위에 대해 최고위원들께서 논의해달라"며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필요하다면 예산백서 발간이라든지 예결위의 개편에 관한 문제까지도 포함해 당에서 개선책을 마련했으면 한다"며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예결위 상설화 등 구체적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차원에서는 처절한 혁신을 준비하고 있고, 국회차원에서는 특권포기와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대선 때문에 유보되었던 정치쇄신에 속도를 낼 것이다. 국회정치쇄신특위를 곧장 가동해서 그동안 새누리당과 합의됐던 일에 대해 확정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산안과 관련해 여러 비판이 있다. 새겨듣겠다"며 "전문성과 책임성은 물론이고 투명성 지키기 위해서 우리당이 늘 주장하고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설화를 통해 과감한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1월 국회에서 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1월 임시국회에서의 정치쇄신안 처리를 약속했다.
박 당선인과 여야가 이처럼 동시에 정치쇄신 공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곧 소집될 1월 임시국회에서 정치쇄신이 급류를 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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