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역시 김기덕, "정체불명의 한국영화, 극장 장악"

[전문] "'피에타', 10월3일 극장 상영 끝내겠다"

역시 김기덕 감독이었다.

김기덕 감독은 24일 언론사에 보낸 글을 통해 지난 주말 50만 관객을 돌파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피에타'의 극장 상영을 오는 10월3일부로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종전에 70만명을 돌파한 '나쁜 남자'의 기록을 경신하기 직전에 나온 선언이다.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10월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그는 제작과 배급을 독식하고 있는 몇몇 영화 공룡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얼마 전 ‘피에타’ 베니스 수상으로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영화의 극장 독점과 교차 상영에 대한 문제와 창작자 우선의 제작 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러나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 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창작자의 영역이 좁아지고 투자자의 생각이 중심이 되어 감독들이 교체되고 그들에 의해 과거 성공한 외화들이 정체불명의 이상한 한국영화로 둔갑하여 극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그 영화들이 한국의 수많은 영화학교 영화인들이 땀 흘리며 공부하여 만들고 싶었던 신선하고 건강한 한국영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창작물인지 되돌아 볼 때"라고 말해,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영화를 겨냥한듯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최근 10년의 그 창의적인 영화적 도전과 성과들은 지금 거의 실종되고 투자자의 직원들이 주문하는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들이 자존심 없이 관객숫자와 수익의 가치로만 평가되어 100년을 내다봐야할 영화산업이 단기생명으로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한국영화가 위기에 봉착했음을 경고하며 "메이저는 돈이 안되면 극장을 부수어 다른 업종을 하면 그만이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된 창작자와 후퇴한 관객들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기덕 감독만이 던질 수 있는 신랄한 경고음이었다.

다음은 김 감독의 글 전문.

‘피에타’ 관객 분들께 감사드리는 글

저의 한없이 부족한 영화 ‘피에타’가 이번 주말 관객 50만을 넘었습니다. 저에게는 50만이 아니라 500만이 넘은 영화와 다름없습니다.

특히 피에타는 20대부터 70대 어르신 분들까지 모두 '피에타'를 골고루 관람해 주셨습니다.

오락영화도 상업영화도 코미디영화도 아닌 피에타를 50만 관객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저 개인의 가치보다 한국 영화문화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외국을 다니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20대부터 70대까지 한 영화를 보고나서 극장 앞에서 신구세대가 자유롭게 그 영화를 토론하는 모습이었는데 '피에타'를 통해 그런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피에타’ 베니스 수상으로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영화의 극장 독점과 교차 상영에 대한 문제와 창작자 우선의 제작 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 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습니다.

또 창작자의 영역이 좁아지고 투자자의 생각이 중심이 되어 감독들이 교체되고 그들에 의해 과거 성공한 외화들이 정체불명의 이상한 한국영화로 둔갑하여 극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 영화들이 한국의 수많은 영화학교 영화인들이 땀 흘리며 공부하여 만들고 싶었던 신선하고 건강한 한국영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창작물인지 되돌아 볼 때입니다.

최근 10년의 그 창의적인 영화적 도전과 성과들은 지금 거의 실종되고 투자자의 직원들이 주문하는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들이 자존심 없이 관객숫자와 수익의 가치로만 평가되어 100년을 내다봐야할 영화산업이 단기생명으로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메이저는 돈이 안되면 극장을 부수어 다른 업종을 하면 그만이지만 그 과정에서 희생된 창작자와 후퇴한 관객들은 누가 책임을 질 것입니까?

지금 이 시간에도 한 극장에라도 걸리기를 기도하며 창작자로서 피를 토하며 어렵게 영화를 만드는 많은 영화인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영화들이 기록 갱신을 위해 몇 푼을 더 벌기위해 작은 점유율에도 극장을 놓지 않고 극장을 무리하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극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로서 9월6일 개봉한 '피에타'의 상영종료를 배급사와 논의하여 개봉 28일째 4주차를 마지막으로 10월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건강한 한국영화의 미래를 기대하는 관객 분들과 '피에타'를 관람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11 개 있습니다.

  • 2 89
    ㅇㅇ

    김기덕이 이넘아도 글러먹었다
    일단 너 자신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놓고 비판하라
    1억5천만원짜리 제작비 영화로 영화관 업자들은 모험하라고?

  • 14 0
    극장가게

    멀티플레스라고 가면 뭐해
    다 똑같은거 몇개 걸어 놓고 있는데

  • 2 142
    웃기는 저질색히

    개떡이.
    배운 게 천박해서 예술이 뭔지나 아냐?
    배운게 천박하면
    심오한 사고는 몰라도
    인간에 대한 기본적 판단 기준은 있어야 하는데
    경북 봉화
    깡 촌 놈으로 문죄인의 궁민이나
    되겠다는 망발은 뭐냐:?
    바른 인간이라면 친구 이용해 먹고 죽음으로 몰아간
    놈 보다는
    철수가 훨씬 바른 사람이 아니냐?
    니 영화는 뒷끝이 찝찝 기분 나쁘다.

  • 35 0
    ㅇㅇㅇ

    한국영화가 예전 만 못한 이유가 바로 김기덕이 지적한 상황 때문이지..
    -
    창작자가 아니라 투자자에 손아귀에 뒤흔들리게된 한국영화계... 산업으로서의 영화론만 잔뜩 부스트시키더니 결국 그 꼴이 현재의 몰골이고...

  • 37 3
    김기덕

    영화계의 노무현 김기덕 감독..
    역시 깊은 생각...

  • 18 1
    멸쥐

    한국영화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서 각 지역마다 영화관을 만들어 운영해야한다.
    그리고 전문경영인에게 운영을 맡기되 한국영화에 일정시간이상 의무적으로 상영하도록 할당해야한다.
    그러면 문제의 상당부분은 해결된다.
    이렇게하지않으면 한국영화는 반드시 몰락하게된다
    언젠가 몰락하게된다

  • 2 154
    민초

    김기덕의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베니스에서 상 받았다고 너무 나대지 말자.

  • 51 0
    역시김기덕

    멋지다...
    화이팅

  • 47 0
    원칙과 신뢰는 요것

    닥그네와는 다른 김기덕감독님 /쥐쥐율 빠지니까 유신독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닥그네와 김기덕감독은 格이다르네요< 극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로서 9월6일 개봉한 '피에타'의 상영종료를 배급사와 논의하여 개봉 28일마감. 그리고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

  • 53 1
    ^^3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살고 싶습니다.
    (↑ 이건 김기덕 감독이 했던 말)

  • 48 1
    ^^2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살고 싶습니다.
    (↑ 이건 김기덕 감독이 했던 말)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