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삽질 비판' 그림 교체 논란
홍성담 작가 그림, MB가 삽을 악기 삼아 연주
12일 광주 시립미술관에 따르면 미술관은 지난 6월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진(進).통(通).-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특별전 개막을 앞두고 홍성담(57) 초대 작가의 작품을 교체했다.
교체된 작품은 `4대강 레퀴엠(진혼곡)-첼로 소나타(194×400㎝)'로 이명박 대통령이 삽을 악기 삼아 연주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등이 허수아비 모습으로 뒤편에 서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미술관 측은 개막 3일 전 홍 작가에게 다른 작품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청, 여성들의 연주 모습을 담은 '우먼 락밴드-어쩔시구(194×400㎝)'로 교체해 전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4월에도 광주 시립미술관은 5·18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흰빛 검은물' 초대 전시회에서도 홍 작가의 작품 1점을 교체했다.
문제가 된 작품은 '칸코쿠 야스쿠니'로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과 불안을 담았다.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과 삽질하는 이명박 대통령, 완장을 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갑제 씨 등이 그려졌다.
2009년에는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이 주최한 기획전에서 강원래 작가의 설치작품 '삽질공화국'이 철거됐다.
홍성담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시회 하루 전 시청 공무원이 작품을 보고 미술관 측에 작품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그림 교체를 거부하다 개관 20주년 기념전에 재를 뿌릴까 봐 교체했지만 언젠가는 문제 제기를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홍 씨는 이어 "민주·인권도시라는 광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인권도시의 첫째는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데 젊은 작가들이 내부검열을 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광주 시립미술관의 한 관계자는 "홍성담 작가의 작품이 사회적인 이슈를 다룬데다 매우 예민한 부분이고 사회적 반향이 클 것으로 예상돼 작품 교체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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